흔들리지만 무너지지는 않고 있다. LG 트윈스 신예 3루수 양석환(24)이 천금의 기회를 놓치지 않으려 한다.
프로 2년차 양석환은 지난 10일까지 44경기에 출장, 타율 2할9푼5리 2홈런 16타점 OPS 0.732를 기록 중이다. 손주인이 손등 부상으로 이탈한 5월 21일 이후부터 지난 10일까지 17경기 연속 3루수로 선발라인업에 이름을 올렸다. 아직 타석에서 볼카운트 싸움에 애를 먹고, 수비에선 엉거주춤한 모습이 나온다. 주루플레이서도 너무 과감한 나머지 실수를 저지르고, 희생번트 사인을 수행하지 못하기도 했다.
하지만 양석환은 실수나 실패에 주눅 들지 않았다. 오히려 다음 기회가 찾아오면 더 집중력을 발휘한다. 지난 9일 잠실 두산전에선 만루서 상대 선발투수 유희관의 빠깥쪽 싱커에 헛스윙 삼진으로 물러났다. 그런데 다음 타석에선 싱커에 안타를 만들며 반격에 성공했다. 양상문 감독은 “석환이가 한 번 희관이한테 당하더니 다음 타석에선 스탠스를 조절했다. 누가 시켜서 한 것은 아니다. 임기응변을 발휘해 안타를 만들었다”고 웃었다.

양석환은 지난 3월 시범경기 기간에 처음으로 1군 무대를 밟았다. 입단 첫 해에는 2군에만 있었는데 올해 2군 스프링캠프에서 좋은 평가를 받으며 양 감독의 호기심을 자극했다. 양 감독은 양석환이 스프링캠프를 마치자마자 1군에 올라올 것을 지시했고, 양석환은 시범경기서 펄펄 날았다. 마지막 시범경기였던 잠실 두산전에서 동점 3점홈런을 터뜨리는 등 총 7차례 시범경기에 나서 타율 4할7푼1리를 기록했다. 양 감독은 곧바로 양석환을 개막전 엔트리에 포함시키겠다고 깜짝 발표했다.
처음 맞이하는 1군 무대는 당연히 쉽지 않았다. 양석환이 타석에 서면 1군 투수들을 변화구 위주의 볼배합으로 양석환을 괴롭혔다. 양석환은 1군 엔트리서 제외된 5월 2일까지 타율 2할2푼6리를 찍었다. 그리고 2군으로 내려가 집중적으로 변화구에 대비했다. 타격 연습은 물론, 퓨처스리그 실전에서도 변화구에 타이밍을 맞췄다. 양석환은 지난달 17일 1군으로 다시 올라왔고, 빠른 적응력을 자랑하고 있다.
양상문 감독은 지난 10일 잠실 두산전에서 3안타를 친 양석환을 두고 “타격의 경우, 1군 투수들과 부딪히며 늘고 있다는 게 보인다. 경기를 뛸수록 좋아진다. 하지만 아직 3루 수비는 성장한다는 느낌은 없다. 계속 뛰면서 좀 더 잘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대로라면 양석환은 손주인이 돌아오기 전까지 꾸준히 3루수로 선발 출장할 것으로 보인다. 상승세를 이어간다면, 손주인 합류 후에도 3루를 맡을지도 모른다. 한나한이 극적으로 몸 상태를 회복해 3루수로 출장하지 않는 한, 올 시즌 LG에 확실한 3루수는 없다. 만일 올 시즌 양석환이 3루수로서 코칭스태프로부터 합격점을 받으면 LG로선 대단한 전화위복이 된다. 당장 2016시즌부터는 흔치 않은 수준급 외국인 3루수를 찾지 않아도 된다. 숙원사업인 3루 문제가 해결되는 것이다.
LG에는 프랜차이즈 스타라 불릴만한 3루수가 거의 없다. 그나마 정성훈이 2009년 FA 계약으로 LG 유니폼을 입은 후 LG 프랜차이즈서 가장 뛰어난 3루수다. 양석환이 꾸준한 기량향상과 함께 시즌 끝까지 1군에서 생존, 2016시즌에는 주전 3루수로 올라설지 주목할만 하다.
한편 양석환은 최근 “타격뿐이 아닌, 주루플레이와 번트, 그리고 수비에서도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며 모든 면에서 더 나은 선수가 될 것을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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