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팀에게 승패는 병가지상사다. 아무리 잘 하는 팀이라도 연간 승률 7할을 넘기는 게 힘들다. 그래도 어느 팀이든지 특별히 아픈 패배는 있다. 롯데 자이언츠에 10일 사직 kt 위즈전은 1패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롯데는 10일 kt전에서 7-10으로 역전패를 당했다. 7-1로 8회까지 앞서가며 손쉬운 승리가 눈앞까지 왔지만 불펜이 무너지면서 경기를 내주고 말았다. 이번 시리즈 전까지 kt 상대전적 5연승으로 절대 우위를 점했던 롯데는 9일 에이스 조쉬 린드블럼을 내고 경기를 내준데 이어 10일에는 눈앞에서 패배를 당했다.
모든 역전패가 아픈 건 당연한 이야기지만 롯데에 10일 패배가 더욱 쓰라린 건 마무리 심수창과 셋업맨 이성민이 공략당했기 때문이다. 4월 불펜이 흔들리며 '롯데시네마'라는 달갑잖은 별칭까지 얻었던 롯데는 5월 심수창을 마무리로 돌리고, 트레이드를 통해 얻은 이성민을 셋업맨으로 기용하며 불펜 안정을 찾았다. 5월 중순 이후 6연속 위닝시리즈는 이들 덕분에 가능했다.

그래서 10일 역전패가 더욱 뼈아픈 롯데다. 롯데는 8회 폭투로 1점을 허용, 2-7로 앞선 채 9회에 돌입했다. 롯데 벤치에서는 1사 1루에서 마무리 심수창을 마운드에 올렸다. 심수창은 이번 달 세이브가 단 한 번도 없었고, 마지막 등판도 7일 사직 KIA 타이거즈전이었다. 그만큼 실전감각이 부족했고, 이종운 감독이 그런 상황에서 심수창을 올렸다.
결과적으로 심수창 투입은 롯데에 패착이 되고 말았다. 심수창은 첫 타자 배병옥에게 투런포를 내준데 이어 윤요섭-박경수-김진곤에게 연속안타를 얻어맞고 7-5에서 마운드를 이성민에게 넘겼다. 이성민은 이대형에게 안타를 허용, 7-6까지 추격을 허용했고 1사 1,3루에서 심우준의 내야땅볼로 동점까지 내주고 말았다. 여기에 그치지 않고 이성민은 연장 10회초 댄 블랙에게 결승 솔로포, 박경수에게 쐐기 투런포까지 얻어맞았다.
롯데의 충격은 두 가지다. 일단 믿었던 이성민-심수창 콤비가 흔들렸다. 여기에 9회말 무사 2루 끝내기 찬스까지 날려버리며 아쉬움은 두 배로 남았다. 롯데는 이번 9일 kt전에서 에이스 린드블럼의 등판일정을 조정, 하루 앞당기면서까지 맞섰지만 2연패를 당하고 말았다.
연패탈출 의지에 불탄 롯데는 11일 선발로 브룩스 레일리를 예고했다. 레일리 역시 4일 휴식 후 등판, 일정을 하루 앞당겼다. 그만큼 롯데는 이번 3연전을 위기로 파악하고 있다. 문제는 린드블럼 역시 선발 로테이션 조정 속에 부진을 겪었다는 점이다. 만약 레일리마저 흔들린다면 정석 대신 변칙을 택한 롯데는 더욱 어려운 곤경에 처할 우려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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