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시다발 꽝! 꽝! 홈런 레이스 흥미만점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5.06.11 06: 21

야구의 ‘꽃’이라는 홈런포가 연일 전국 야구장을 수놓고 있다. 홈런 1위를 향한 거포들의 레이스도 흥미진진하게 흘러가고 있다. 시즌 막판까지 향방을 예상하기 어려운 승부가 될 것이라는 평가도 흘러나온다. 최근 페이스는 벌써부터 경쟁이 시작된 모양새다.
10일은 거포들의 날이었다. 괴력의 사나이들이 주거니 받거니 홈런포를 터뜨리며 순위표에서 치열하게 경쟁했다. 인천에서 에릭 테임즈(NC)가 2경기 연속 홈런을 날리며 먼저 치고 나가자 부산에서는 강민호(롯데)가 한 경기 두 개의 아치를 그리며 곧바로 따라 잡았다. 광주에서는 ‘홈런왕’ 박병호(넥센)가 추격의 불을 당겼다.
지난해 처음으로 20홈런 고지에 오른 선수는 박병호였다. 47경기 만인 5월 30일 일찌감치 20홈런을 돌파했다. 독주 체제였다. 당시 2위는 팀 동료 강정호와 나성범(NC)으로 13개였다. 초반에 7개 차이가 났다. 박병호는 그 상승세를 등에 업고 홈런왕까지 내달렸다. 2013년도 20홈런 선점은 박병호의 몫이었다. 76경기가 흐른 7월 24일의 일이었다. 최형우(삼성)와 최정(SK)이 18개로 뒤를 따랐다. 다만 그 뒤를 받치는 경쟁자는 많지 않았던 것이 사실이다.

그렇게 보면 올해는 경쟁이 치열하다고 볼 수 있다. 아직 6월의 절반이 지나지 않은 상황에서 테임즈와 강민호가 21개씩으로 공동 선두에 올라 있다. 그 뒤를 따르는 추격자들도 사정거리 안에서 호시탐탐 1위를 노리고 있는 모습이다. 야마이코 나바로(삼성)가 19개로 3위고 또 하나의 강력한 홈런왕 후보인 박병호가 18개로 여전히 유효 사정거리 안에 있다. 역시 홈런왕 출신인 최형우(삼성)도 17개다. 몰아치기 한 방이면 언제든지 따라갈 수 있다.
마음대로 나오지 않은 것이 홈런인 만큼 보통 홈런 페이스는 기복이 있기 마련이다. 그러나 올 시즌 상위권에 위치한 선수들은 정말 꾸준히 홈런을 때리고 있다는 점에 주목할 만하다. 테임즈는 최근 10경기에서 4개의 홈런을 쳤고 강민호는 6개, 박병호도 4개를 때렸다. 오히려 시즌 초반보다 홈런 페이스가 가파르다고 볼 수 있다.
각자 장점도 있다. 테임즈는 엄청난 파워를 바탕으로 공포의 대상이 됐다. 출루율과 장타율의 합인 OPS에서 1.254로 리그 1위다. 38개의 삼진을 당하는 동안 41개의 볼넷을 골라내 선구안까지 과시하고 있다. 강민호는 올해 완전히 돌아왔다. OPS는 1.243으로 테임즈에 이어 2위다. 물 오른 타격감을 과시하고 있다. 박병호는 홈런 레이스에서 3년 연속 꼭대기에 선 경험이 있다. 상대적으로 작은 목동구장을 홈으로 쓴다는 점, 전 경기 출장을 이어나가고 있는 성실함이 돋보인다.
상대의 집중견제를 어떻게 이겨내느냐, 그리고 어떻게 체력을 관리하느냐가 마지막 관건으로 보인다. 테임즈와 박병호는 좀 더 견제를 받을 가능성이 높고 강민호는 포수라는 포지션상 체력 관리에서 가장 불리하다. 강민호가 “홈런왕은 목표가 아니다”라고 말하는 이유다. 거포들의 뜨거운 대결이 어떤 시나리오로 흘러갈지 팬들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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