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력의 테임즈, 15년 만의 트리플 스리 정조준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5.06.11 10: 08

최고 외국인 타자로 손꼽히는 에릭 테임즈(NC)의 괴력이 이어지고 있다. 홈런이면 홈런, 도루면 도루, 여기에 정교함까지 뒷받침되며 지난해 이상의 성적이 기대되고 있다. 15년 동안 나오지 않았던 ‘트리플 스리’(3할-30홈런-30도루)의 주인공이 될 가능성도 조심스레 점쳐지고 있다.
테임즈는 9일과 10일 인천SK행복드림구장에서 열린 SK와의 경기에서 연이틀 대포를 신고했다. 엄청난 비거리를 보여주며 최고 외국인 타자다운 기량을 과시했다. 9일에는 올 시즌 첫 20홈런 고지를 밟은 주인공이 되기도 했다. 성적은 고르다. 타율(.355) 3위, 홈런(21개) 공동 1위, 타점(64개) 공동 1위에 OPS(출루율+장타율) 1위다.
테임즈의 지난해 성적은 125경기에서 타율 3할4푼3리, 37홈런, 121타점이었다. 이도 엄청난 성적이었는데 올해 타격 성적은 더 좋다. 아직 시즌 중반이라 섣불리 이야기하기는 어렵지만 페이스대로라면 작년 기록을 뛰어넘을 것으로 보인다. 그 자체가 역대 최고 외국인 선수 대열의 합류를 의미한다. 여기에 더 의미 있는 기록도 도전할 수 있다. 바로 3할-30홈런, 그리고 30도루까지 달려나갈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올 시즌 테임즈의 성적표에서 달라진 것은 바로 도루다. 테임즈는 지난해 125경기에서 11개의 도루를 기록했다. 총 도루 시도는 16번이었다. 거포치고는 적잖은 수치였지만 ‘뛰는 선수’로 분류하기는 어려웠다. 하지만 올해는 다르다. ‘뛰는 야구’인 NC의 분위기에 동화된 까닭인지 좀 더 적극적인 베이스러닝까지 보여주고 있다. 아직 시즌이 절반도 채 지나지 않은 상황에서 벌써 15개의 도루를 기록 중이다. 실패는 단 2번. 성공률은 웬만한 준족들보다 더 낫다.
발이 아주 빠른 선수라고 보기는 어렵지만 타이밍을 잘 잡는다는 것이 특징. 여기에 테임즈의 도루 가능성을 그다지 높게 보지 않고 있는 상대 배터리의 방심까지 파고들고 있다. 폭발적이지는 않더라도 꾸준하게 도루 개수를 추가할 가능성이 높은 이유다. KBO 리그 역대 39번째 20-20은 벌써 사정권에 들어온 가운데 8번째 30-30, 그리고 6번째 트리플 스리에 대한 가능성도 새록새록 떠오른다.
30-30은 1996년 박재홍(당시 현재)이 처음으로 달성한 이후 총 7번이 나왔다. 이종범(해태, 1997년) 박재홍(현대, 1998년) 홍현우(해태, 1999년) 이병규(LG, 1999년) 데이비스(한화, 1999년)이 차례로 달성했고 2000년 박재홍이 자신의 세 번째 30-30이자 역대 7번째 30-30을 달성했다. 그러나 그 후 15년 동안 이 기록은 한 번도 나오지 않았다. 지난해 야마이코 나바로(삼성)가 31홈런, 25도루를 기록했으나 도루가 모자라 30-30까지는 이르지 못했다.
여기에 정교함의 상징인 3할까지 포함된 것은 5번밖에 없다. 1997년 이종범이 타율 3할2푼4리, 30홈런, 64도루로 처음으로 이 기록을 달성했고 타고투저가 극심했던 1999년에 세 명의 선수가 영광을 안았다. 이병규(3할4푼9리, 30홈런, 31도루), 데이비스(3할2푼8리, 30홈런, 35도루), 홍현우(3할, 34홈런, 31도루)가 주인공이었다. 그리고 마지막 30-30의 주인공인 박재홍이 2000년 3할9리, 32홈런, 30도루로 마지막 기록 달성자가 됐다.
테임즈가 30홈런을 기록하지 못할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봐야 한다. 타율에서도 무난히 3할 이상은 달성이 예상된다. 결국 이 대업 달성 여부는 도루가 키를 쥐고 있다. 아직 시즌의 절반이 지나지 않은 상황에서 15개를 채웠으나 테임즈가 전형적으로 뛰는 선수는 아니고 체력적인 부담이 있을 여름부터는 도루 개수가 줄어들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다. 하지만 어쨌든 이 기록에 도전할 만한 선수가 나타났다는 것 자체로 의미 있는 일이라고 할 수 있다. 테임즈의 최종 성적은 얼마나 뻗어나갈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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