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고비 맞은 강정호, 통계 예상 뛰어넘을까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5.06.11 06: 13

5월 한 때 질주를 거듭하던 강정호(28, 피츠버그)가 한 차례 숨고르기에 들어간 모습이다. 6월 들어 타격감이 다소 떨어진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가운데 이런 점까지 모두 고려된 시즌 전 통계 예상을 뛰어넘을 수 있을지 관심이 모인다.
강정호는 10일(이하 한국시간)까지 43경기에 나가 타율 2할6푼6리, 출루율 3할4푼, 장타율 3할9푼8리, OPS(출루율+장타율) 0.739를 기록하고 있다. 메이저리그(MLB) 첫 시즌을 고려하면 이는 분명 나쁘지 않은 성적이다. 다른 루키들과의 성적을 비교해도 강정호의 무난한 적응도는 실감할 수 있다. 우려를 모았던 수비에서도 아직까지 큰 구멍은 드러나지 않고 있다. 현지 언론에서도 강정호의 활약상을 ‘기대 이상’으로 정리하고 있다.
다만 최근 타격 성적을 보면 한 차례 고비가 찾아온 것은 분명하다. 강정호의 장점을 눈으로 확인한 MLB 팀들의 분석이 집요해지는 양상이다. 5월 12일 3할3푼3리까지 타율을 끌어올렸던 강정호는 그 후 22경기(선발 19경기)에서 타율 2할2푼1리, OPS 0.622에 그치고 있다. 타점 11개를 수확하며 이 부문에서는 나쁘지 않은 모습을 보였지만 타율에서는 확연한 저하가 드러난다. 6월 7경기에서의 타율은 1할1푼1리에 불과하다.

클린트 허들 감독의 신뢰가 식지 않았다는 점은 분명 긍정적인 면모다. 3루와 유격수를 오가며 꾸준한 출전 시간을 얻고 있다. 강정호를 이용해 내야수들의 전체적인 휴식시간까지 확보하겠다는 기존 구상에 따른 것이다. 이제 ‘기회’를 걱정해야 할 단계는 지났다는 의미다. 어느 정도 꾸준한 기회를 잡을 공산이 큰 만큼 이제는 MLB 본격 적응, 그리고 강정호를 해부할 상대팀들의 견제를 이겨내는 일만이 남아 있다.
시즌 전 예상 통계 예상프로그램들이 강정호의 성적을 낮게 잡은 이유도 이런 과정에 있다. 한 단계 이상 수준이 높은 MLB에서 어떤 활약을 보여줄지 불투명했고 적응에 시련을 겪는 일반적인 루키 선수들의 전례에 따른 보정까지 포함된 수치이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프로젝션인 ZiPS는 강정호의 성적을 76경기에서 309타석, 그리고 타율 2할3푼6리, 출루율 3할6리, 장타율 3할9푼1리로 예상한 바 있다.
현재까지 강정호의 성적은 이런 통계 예상치를 웃돈다. ZiPS는 강정호가 28.9%의 삼진율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 MLB의 공에 고전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나 현재까지 강정호의 삼진율은 21.5%로 이런 예상을 깨고 있다. 홈런도 8개에 그칠 것으로 예상했으나 예상보다 많은 타석 속에 벌써 3개를 때렸다. 강정호가 지금의 페이스에서 크게 처지지 않을 경우 시즌 전 예상보다는 좋은 성적 속에서 첫 시즌을 마감할 수 있다.
여전히 프로젝션들은 강정호의 시즌을 ‘비관적’에 가까운 시선으로 바라보고 있다. 또 하나의 저명 프로젝션인 PECOTA는 강정호가 남은 99경기에서 218타석을 소화하며 타율 2할4푼8리, OPS 0.714, 8홈런, 29타점을 기록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를 합치면 총 142경기에서 타율 2할5푼4리, OPS 0.724, 11홈런, 49타점으로 시즌을 마무리할 것이라는 결론이다.
물론 이 기록도 첫 시즌이라는 강정호의 사정과 몸값을 고려할 때 결코 박한 수치가 아니다. 충분히 자신의 몸값 이상을 해내는 수치라고 볼 수 있으며 지난해 피츠버그의 주전 유격수였던 조디 머서의 성적과 비교해도 떨어지지 않는다. 하지만 강정호가 그 예상치를 웃도는 성적을 낸다면 더 가치를 끌어올릴 수 있음은 당연하다. 예상치를 비웃는 활약을 선보일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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