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점차도 안심 못해" 불문율도 무색한 대역전쇼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5.06.11 06: 22

한화 마무리 윤규진은 지난 10일 대구 삼성전에서 7-2로 리드한 8회말 2사 1루에서 구원등판, 1⅓이닝을 던졌다. 세이브 조건이 아닌 5점차 상황에 8회부터 올라와 25개의 공을 던졌다. 얼핏 이해하기 어려운 투수 운용이지만, 같은 시각 사직 롯데-kt전은 왜 5점차에도 마무리를 투입해야 하는지를 보여줬다. 
롯데는 이날 8회까지 7-2로 리드하며 9회초를 맞이했다. 무난하게 승리를 굳힐 점수 차였지만 롯데 불펜은 kt 뒷심에 무너졌다. 마무리 심수창이 홈런 포함해 4연속 안타를 얻어맞았고, 이어 나온 이성민도 동점을 허용했다. 결국 연장 10회 3점을 더 내주며 7-10 대역전패를 당했다. 
9회 마지막 이닝에 5점차를 지키지 못한 결과. 공교롭게도 한화 김성근 감독은 지난 5일 대전 kt전에서 6-5 진땀 승을 거두고 "지금 야구는 마지막 3이닝에서 5점차는 아무 것도 아니다"고 말했다. 이날 한화도 6-0으로 앞서던 경기를 6-5로 추격당하며 자칫 뒤집어질 뻔했다. 경기 막판 상대팀 배려 차원에서 전력을 다하지 않는 불문율을 무색케 하는 것이다. 

실제로 올 시즌 KBO리그의 특징은 5점차 리드도 언제든 뒤집힐 수 있다는 것이다. 넥센은 지난 6일 목동 두산전에서 0-8로 뒤진 경기를 9-8로 역전했다. 창단 후 최다 점수차 역전승이었다. 하지만 그런 넥센도 지난달 17일 대전 한화전에서는 6-0으로 리드한 경기를 6-7 끝내기 역전패하기도 했다. 
불펜진이 불안한 롯데는 대역전패의 단골 아이콘이 되고 말았다. 롯데는 지난 3월28일 사직 kt전, 5월15일 수원 kt전에서 두 번이나 6점차 열세를 엎는 화력을 자랑했으나 4월23일 광주 KIA전 5점차 역전패에 이어 10일 사직 kt전 6점차 역전패로 충격을 입었다. 2경기 모두 9회에만 5실점했다. 3점차 이상 리드 경기에서 역전패한 것이 6경기로 kt와 함께 최다다. 
롯데 못지않게 불펜이 약한 두산도 대역전패의 충격이 적잖은 팀이다. 지난 5월14일 문학 SK전에서 7-0으로 무난하게 앞서던 경기가 8-9로 뒤집혀지며 대역전극의 희생양이 됐다. 이어 6일 목동 넥센전에서는 8점차를 지키지 못해 또 한 번 충격을 입었다. 두산은 3점차 이상 리드에서 역전당한 게 5경기. 
여전히 타고투저의 흐름이 리그를 지배하고 있는 가운데 불펜투수들의 약화로 경기 후반 역전이 자주 속출하고 있다. 마지막 이닝 5점차 리드마저 안심하지 못할 정도로 경기의 흐름이 급변하고 있다. 어느 팀이든 마지막까지 긴장의 끈을 늦출 수 없다. 야구의 가장 큰 묘미가 끝날 때까지 끝난 것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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