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정 타격감’ 이명기, 우측 담장을 조준하는 이유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5.06.11 13: 02

SK 리드오프 이명기(28)의 활약이 연일 계속되고 있다. 완전히 자기 페이스를 찾았다고 봐도 무방한 상황이다. 하지만 아직 딱 하나의 과제가 남아있다. 바깥쪽 대처다. 스스로 “우월 홈런을 치고 싶다”라는 바람이 나오는 이유다.
올 시즌 초반 타격감이 좋지 않아 애를 먹었던 이명기는 최근 12경기에서 모두 안타를 치며 자신의 평균을 찾아가고 있다. 2할7푼6리까지 떨어졌던 타율은 보름 정도 만에 3할1푼6리까지 올라온 상황이다. 순식간에 4푼이 뛰었다. 12경기 중 6경기는 멀티히트 경기였다. 최근에는 점차 자신의 마음에 드는 좋은 타구가 나온다는 것이 이명기의 설명이다. 아직 갈 길은 멀지만 반등의 발판을 마련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그런데 그런 이명기에게도 아쉬움이 있다. 이명기는 “만약 경기에서 하나의 안타를 칠 수 있다면 어느 방향의 안타가 가장 좋겠는가”라는 질문에 주저하지 않고 “우측 담장에 ONE TEAM 현수막을 한 번 맞혀보고 싶다. 아직 한 번도 맞혀보지 못했다”라고 말했다. 좀 더 구체적인 이유를 묻자 이명기는 “우측으로 큰 타구를 잡아당겨 날려 보낸다는 것은 바깥쪽 공까지 대처가 된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아직은 이 부분에서 부족함이 있다는 것이다.

이명기는 빠른 공과 변화구에 모두 대처할 수 있는 스윙 궤적과 좋은 눈, 그리고 적극적인 성향까지 가진 선수다. 전형적으로 ‘쳐서 나가는’ 유형의 선수다. 스윙 비율은 물론 파울 비율도 19.5%로 17% 남짓인 리그 평균보다 높다. 여기에 타구 방향이 고른 스프레이 히터다. 상황에 맞게 갖다 맞히는 능력이 탁월한 이유다. 그런데 올 시즌은 우측 방향 타구의 질이 좋지 않다는 게 이명기의 이야기다.
올 시즌 안타 방향은 좌측으로 25개, 가운데로 18개, 우측으로 17개로 비교적 고른 편에 속한다. 그러나 좌측이나 가운데는 장타가 더러 있었던 반면 우측으로는 힘없는 땅볼이 많이 나오고 있다. 실제 좌측 방향 타구의 타율은 4할2푼3리, 가운데 방향은 6할2푼1리였던 것에 비해 우측 타구의 타율은 3할3푼3리로 떨어진다. 지난해는 좌측 3할9푼2리, 중앙 5할4푼7리, 우측 4할4푼2리였다. 확실히 우측 타구의 타율이 떨어졌다.
이 문제만 해결된다면 지난해 한창 좋았을 때의 이명기로 완벽하게 돌아올 수 있다. 시즌 초반에는 내야안타가 맞았고 늦은 타이밍에서 운 좋게 터지는 안타가 많았지만 요즘은 다르다. 2루타 이상의 장타가 나오고 있고 홈런도 기록했다. 이제 남은 것은 우측 담장의 ONE TEAM 현수막을 직격하는 것. 지금 성적에 만족할 수 없는 이명기가 이 목표를 위해 다시 연구에 들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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