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타격감이 썩 좋지 않았던 강정호(28, 피츠버그)가 오래간만에 멀티히트를 신고했다. 경기를 하다보면 잘 맞는 날도, 그렇지 않은 날도 있지만 이날 멀티히트는 세 가지 측면에서 귀중한 의미가 있었다.
강정호는 11일(이하 한국시간) 미 펜실베니아주 피츠버그의 PNC파크에서 열린 밀워키 브루어스와의 경기에서 4타수 3안타를 기록했다. 타율은 종전 2할6푼6리에서 2할8푼까지 끌어올렸다. 지난 5월 20일 미네소타전 이후 첫 3안타 경기, 그리고 시즌 네 번째 3안타 경기였다.
첫 타석에서 3루 땅볼로 물러난 강정호는 4회 두 번째 타석에서 선두타자로 출전, 1B-2S의 불리한 카운트에서 5구째 80마일 체인지업을 받아쳐 2루수 옆을 스쳐 지나가는 안타를 쳤다. 비록 상대의 느슨한 수비를 파고 들며 과감하게 2루로 뛰다 아웃되기는 했지만 그 다음 타석에서 아쉬움을 풀었다.

6회 무사 1,2루에서 맞이한 세 번째 타석에서 초구 빠른 공을 잡아 당겨 좌전안타를 만들었다. 타구가 빨라 2루 주자가 홈으로 들어올 수는 없었지만 멀티히트를 완성시키는 안타였다. 여기에 8회 마지막 타석에서도 좌전안타를 날리며 완전히 살아난 감을 알렸다.
세 가지 의미가 있었다. 우선 최근 타격감 부진에서 탈출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했다. 강정호는 6월 들어 7경기에서 타율 1할1푼1리에 그치고 있었다. 안타는 2개, 2루타 이상의 장타는 하나에 불과했다. 그러나 이날 2개의 안타를 몰아치며 타격감을 살렸다. 기분 전환 효과가 있음은 물론이다.
두 번째는 약세를 드러냈던 체인지업을 받아쳤다는 것. 강정호는 올해 체인지업을 상대로 한 타율이 1할5푼4리에 머물렀다. 장타는 없었다. 로시가 두 번째 타석 승부구로 체인지업을 선택한 것은 이유가 있었다. 하지만 강정호는 이를 끝까지 잘 쫓아가 안타를 만들어냈다.
세 번째는 초구에 적극적으로 타격을 하며 자신감을 찾았다는 것이다. 강정호는 올 시즌 초구 타율이 무려 5할4푼5리에 이르렀다. 그러나 최근에는 공을 신중하게 본다는 느낌이 강했다. 그러다 볼 카운트가 몰려 불리한 승부를 하는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이날 강정호는 무사 1,2루의 상황에서 과감하게 초구에 배트를 내 안타를 만들었다. 네 번째 타석에서도 자신감 있는 스윙을 선보였다. 앞으로 감을 이어가는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으로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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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츠버그=최규한 기자 dreamer@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