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쟁자이기도 하지만 동반자이기도 한 피츠버그의 두 내야수가 나란히 멀티히트를 기록하며 맹활약을 선보였다. 조디 머서(29)는 3안타로 뜨거운 감을 이어갔고 강정호(28)는 모처럼 3안타를 치며 타격감을 끌어올렸다.
강정호와 머서는 11일 미 펜실베니아주 피츠버그의 PNC파크에서 열린 밀워키 브루어스와의 경기에 나란히 선발 라인업에 이름을 올렸다. 강정호는 5번 3루수로, 머서는 8번 유격수로 출전했다. 그리고 나란히 3안타를 쳐냈다.
강정호는 4회 두 번째 타석에서 우전안타, 7회 세 번째 타석에서 좌전안타, 그리고 8회 네 번째 타석에서 다시 좌전안타를 쳐냈다. 타구가 크게 뻗지는 않았지만 모두 타구의 질 자체가 좋았다. 올 시즌 네 번째 3안타 경기. 머서도 만만치 않았다. 세 번의 타석에서 모두 타구를 고르게 날려보내며 3안타로 타율을 2할2푼5리로 높였다.

두 선수는 유격수 포지션의 경쟁자라고 할 수 있다. 초반에는 머서가 앞서 나갔다. 지난해 주전으로 풀타임을 뛴 경험이 있는 머서는 안정적인 수비력을 바탕으로 시즌 초반 주전 자리를 차지했다. 그러나 타격감이 저조한 틈을 타 강정호가 치고 나갔다. 5월부터는 타격에서 더 좋은 모습을 보인 강정호가 주전으로 뛰는 시간이 늘어났다.
그러나 머서도 가만히 있지는 않았다. 5월 말부터 안타 생산을 재개하며 타격감을 올렸고 이제는 다시 대등한 관계가 됐다. 어찌 보면 치열한 경쟁이라고 볼 수 있다.
하지만 꼭 그렇지도 않다. 3루수 조시 해리슨, 2루수 닐 워커의 휴식 시간 때 강정호가 투입됨으로써 동반자 관계를 이루기도 한다. 워커거 쉬는 날은 해리슨이 2루로, 강정호가 3루로 투입되고 있으며 외야에 빈 자리가 날 경우는 해리슨이 외야로, 강정호가 3루로 나서기도 했다. 앞으로도 같이 뛰는 날이 많아질 것으로 예상할 수 있는 이유다. 그런 측면에서 두 선수가 모두 3안타 경기를 했다는 점은 클린트 허들 감독을 기쁘게 하기 충분한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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