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지키는 야구, 루카스 반등 없이 불가능
OSEN 윤세호 기자
발행 2015.06.11 12: 48

3선발까지는 완성됐다. 헨리 소사가 리그 최고 외국인투수로 활약하고 있고, 토종 원투펀치 류제국과 우규민의 합류는 기대 이상의 결과를 낳고 있다. 문제는 루카스 하렐이다. 투수진에서 가장 많은 연봉을 받고 있지만 활약은 미미하다. 빼어난 구위를 지니고 있음에도 마운드 위에서 멘붕을 겪으며 자멸하곤 한다.
LG는 지난 10일까지 시즌 전적 26승 33패 1무를 기록 중이다. 5할 승률에 7승이 모자라며 포스트시즌 커트라인에 자리한 5위 한화와는 5경기 차이다. 2014시즌 5할 승률 ‘-16’을 극복, 최종 성적 62승 64패 2무로 포스트시즌에 진출하는 기적에 성공했지만, 올 시즌은 상황이 많이 다르다. 경기수가 늘어났고 6주에 한 번씩 있었던 4일 휴식기도 없어졌다. 휴식기를 통해 베테랑 야수들과 불펜투수들이 재충전해왔으나, 이제는 쉬지 않고 달려야 한다. 지난해와 비교도 할 수 없을 정도로 베테랑 야수들의 부상이 잦고, 불펜진도 작년보다 낮아진 것은 빡빡해진 일정 때문이다. 
양상문 감독 또한 5월부터 “예상했던 것보다 선수들이 더 힘들어 한다. 특히 베테랑 야수들의 컨디션 저하가 심각하다. 지난 2년 동안 틈틈이 휴식기가 있었던 게 선수들의 리듬을 거기에 맞추게 했던 것 같다”고 우려를 표한 바 있다. 그러더니 이병규(9번) 이진영 최경철이 이탈하고 말았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이들의 빈자리를 채은성 양석환 유강남이 어느 정도 메우고 있다는 점이다. 우여곡절을 겪으며 흔들거릴 때도 있지만 쓰러지지는 않고 있다. 기록에서 드러나는 공격력은 최근이 더 낫다. 베테랑들이 대거 이탈한 5월 22일을 기준으로 삼아 비교하면 그렇다.
LG는 시즌 시작부터 5월 21일까지 43경기서 팀 타율 2할5푼2리 경기당 평균 4.33점을 올렸고, 5월 22일부터 6월 10일까지 17경기에서 팀 타율 2할8푼4리 경기당 평균 5.71점을 뽑고 있다. 17경기를 놓고 공격력을 평가하기에는 표본이 부족하지만, 지난해 한 경기 평균 5.21득점보다도 높은 수치다. 한나한이 4번 타순에서 활약하고 있는 효과가 나오고 있는 것이다. 예정대로라면 다음 주 주말을 시작으로 최경철이 돌아오고, 손주인 이진영 이병규(9번)도 올스타 브레이크 전후로 하나둘씩 복귀한다. 
그렇다면 관건은 마운드와 수비에 있다. LG 특유의 ‘지키는 야구’가 이뤄져야 상승세를 탈 것이다. 류제국(32)과 우규민(30)이 합류한 LG 선발진은 6월 평균자책점 2.74를 기록 중이다. 소사 우규민 류제국이 꾸준히 퀄리티스타트를 올리며 선발진에 안정을 가져왔다. 불펜진도 지난해처럼 전원 필승조는 아니지만, 윤지웅 정찬헌 이동현 봉중근이 경기 후반은 충분히 막아준다.
그런데 루카스는 시즌 개막 3달째를 맞이하는 시점에서도 방황하고 있다. 이닝소화 능력과 관련된 물음표는 더 점점 더 커지는 상황이다. 지난 3일 마산 NC전과 9일 잠실 두산전에서 각각 5이닝과 4이닝만 던졌다. 타자와의 볼카운트 싸움을 불리하게 가져가면서 투구수가 눈덩이처럼 불어나곤 한다. 쉽게 범타를 유도할 수 있는 변형 패스트볼을 갖고 있지만, 스트라이크 존 안에 넣는데 애를 먹곤 한다. 구심의 판전에도 민감하게 반응하며 제 살 깎아 먹기가 반복된다.
루카스의 올 시즌 성적을 보면 심각성을 한 눈에 알 수 있다. 평균자책점이 5.64로 높고, 13경기 67이닝으로 경기당 평균 5이닝만 버틴다. 경기당 볼넷 5.91개를 범하며 이닝당 투구수가 20개에 육박한다. LG가 루카스 계약에 투자한 90만 달러(계약금 20만 달러+연봉 70만 달러)를 생각하면 그야말로 비효율의 극치다.
류제국은 지난 10일 잠실 두산전을 마친 후 “선발투수들끼리 한 이닝이라도 더 소화하자고 이야기를 나누곤 한다. 지금 선발투수들이 길게 버텨줘야 불펜진을 아낄 수 있다. 불펜투수들이 시즌 초반에 워낙 많이 나왔다. 마운드가 유지되려면 지금은 선발투수들이 해줘야 한다. 그래야 선발시즌 막판인 8, 9월에도 마운드 전체가 버틸 수 있다”고 이닝이팅을 강조했다.
결국 루카스가 반등해야 선발진과 불펜진의 상호보완이 가능하다. 지난해 코리 리오단처럼, 루카스가 미운오리에서 백조가 될 때 LG의 지키는 야구가 완성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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