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계주자 200명' 한화 불펜, 위기 돌파의 힘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5.06.11 14: 04

한화는 5월 중순부터 선발투수들이 안정감을 찾으며 불펜 의존도를 낮추고 있다. 하지만 위기에서 한화 불펜은 여전히 바쁘게 움직인다. 과감한 투수 교체로 위기를 돌파한다. 한화 불펜투수들도 말 그대로 '구원'의 투구를 한다. 
지난 10일 대구 삼성전이 대표적이다. 6-2로 리드한 6회말 한화는 무사 1·2루 위기에서 송창식을 투입했다. 송창식은 박석민과 구자욱을 연속 삼진 돌려세우며 급한 불을 껐다. 이어 박정진이 이상훈을 헛스윙 삼진 처리, 실점 없이 무사 1·2루 위기를 넘겼다. 8회말 2사 2루 위기에 나온 윤규진도 승계주자 실점을 허락하지 않았다. 
이날 잔루로 남은 승계주자 5명 포함 올 시즌 한화 불펜이 받은 승계주자는 무려 200명이다. 리그에서 가장 많은 기록으로 2위 kt(174명)보다 26명이 더 많다. 최소 승계주자 삼성의 80명과 비교하면 2.5배 차이. 그만큼 한화는 위기에서 투수 교체를 과감하게 구사하는 팀이다. 

물론 승계주자가 많다는 것은 경기가 어렵게 흘러갔다는 것을 의미한다. 루상에 주자가 있는 상황에서 투수 교체가 많이 이뤄졌다. 구원투수에게는 상당히 부담스런 상황이다. 지난해에도 한화는 승계주자 307명으로 두 번째 많았고, 그 중 128명이 홈을 밟아 실점률(41.7%)이 가장 높았다. 위기에서 투수 교체의 결과가 좋지 않았다. 
올해도 승계주자는 리그에서 가장 많지만 실점률을 대폭 낮췄다. 200명의 승계주자 중에서 실점으로 이어진 것은 50명. 실점률 25.0%로 3번째 낮다. 한화 구원투수들은 주자가 있는 상황에서도 쉽게 흔들리지 않았고, 이로 인해 실점을 최소한으로 억제할 수 있었다. 지난해와 가장 달라진 부분이 이처럼 위기를 버티는 힘이다. 
좌완 김기현(6/36·.16.7%), 언더핸드 정대훈(7/34·20.6%), 우완 송창식(11/30·36.7%)은 30명 이상의 승계주자를 받아 실점률 40% 미만으로 막아냈다. 박정진(9/27·33.3%), 권혁(1/16·6.3%) 역시 많은 주자를 넘겨받았으나 최대한 실점을 없애는 데 힘썼다. 김성근 감독은 적절한 투수 교체로 실점 확률을 줄였다. 
한화는 경기당 평균 구원투수가 4.1명으로 리그 최다다. 적극적인 투수 교체로 마운드의 약화를 드러나지 않게 한다. 김성근 감독은 "인사 관리를 못하면 회사가 망하는 것처럼 투수 교체도 같은 것이다. 바깥에서는 투수를 많이 쓴다고 하지만 선수의 데이터와 특성, 타이밍을 보고 한다. 운으로 쓰는 게 아니다"며 투수 교체 중요성을 강조했다. 벌써 승계주자 200명을 돌파했지만 그 속에 한화 불펜의 위기를 돌파하는 힘이 있다. 
waw@osen.co.kr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