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떼 마운드는 이제 옛이야기가 됐다. 10개 구단 가운데 퀄리티 스타트가 가장 적은 한화가 선발진의 활약에 힘입어 삼성과의 주중 3연전을 쓸어 담았다.
한화가 3경기 연속 선발승을 거둔 건 올 시즌 두 번째. 지난해까지만 해도 삼성만 만나면 고개를 떨궜던 한화는 미치 탈보트, 안영명, 쉐인 유먼 등 선발 3인방의 활약 속에 천적 관계를 180도 완전히 뒤바꿔 놨다.
스타트를 끊은 건 미치 탈보트. 2012년 삼성에서 뛰었던 탈보트는 9이닝 2피안타 1볼넷 7탈삼진 2실점(1자책)으로 국내 무대 데뷔 첫 완투승을 장식했다. 4번 김태균은 연타석 아치를 터뜨리며 탈보트의 5승 사냥을 도왔다.

"캠프에서의 모습과 같다. 시즌 내내 공을 던질때 왼쪽 어깨가 쳐졌는데 어제는 어깨가 수평을 이뤘다. 이제 제 모습을 되찾았다". 김성근 감독은 평소 칭찬에 인색한 편이지만 이날 만큼은 아낌없는 박수를 보냈다.
1주일에 무려 세 번이나 선발 등판에 나섰던 안영명이 두 번째 주인공. 안영명은 5이닝 2실점(3피안타(1피홈런) 3볼넷 3탈삼진) 호투하며 시즌 6승째를 거뒀다.
이어 김기현, 송창식, 박정진, 윤규진이 차례로 마운드에 올라 삼성 타선을 원천 봉쇄했다. 고양 원더스 출신 신성현은 데뷔 첫 홈런을 그랜드 슬램으로 장식하기도.
11일 경기에서는 유먼이 5⅔이닝 2실점(6피안타 2볼넷 4탈삼진) 짠물 피칭을 뽐냈다. 시즌 3승째. 그리고 5일 대전 kt전 이후 2연승의 휘파람을 불었다. 이날 한화의 5-2 승리를 이끈 유먼은 자신이 주문 제작한 '남자네 남자!' MVP 메달을 목에 거는 기쁨을 맛봤다.
한화 투수진 운용은 '벌떼 마운드'로 표현된다. 선발의 조기 강판은 예삿일. 이른바 '내일이 없는 야구'로 매 경기 총력전을 펼쳤다. 그러다 보니 한화의 위기가 도래할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컸다.
"선발 야구 안 하고 싶은 야구 감독은 없다"고 아쉬움을 토로했던 김성근 감독은 드디어 선발 야구를 펼치게 됐다. 이제 벌떼 마운드의 기억은 잊어도 될 것 같다.
한편 한화가 삼성 3연전을 쓸어 담은 건 2008년 6월10~12일 대구 3연전 이후 7년 만이다. 당시 정민철-류현진-송진우가 차례로 선발승을 거두며 삼성 타선을 잠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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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치 탈보트-안영명-쉐인 유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