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단계 올라선 진야곱, 풀타임 선발 굳힌다
OSEN 조인식 기자
발행 2015.06.12 06: 02

위닝 시리즈 길목에서 나온 진야곱(26)의 호투에 두산 베어스가 활짝 웃었다. 팀은 물론 개인에게도 한없이 기쁠 최고의 호투였다.
진야곱은 지난 11일 잠실구장에서 있었던 ‘2015 타이어뱅크 KBO리그’ LG 트윈스와의 경기에 선발로 등판해 7이닝 2피안타 9탈삼진 1볼넷 무실점 호투했다. 상대 선발 헨리 소사(6⅔이닝 12피안타 1탈삼진 2볼넷 6실점)를 압도한 진야곱은 팀의 6-0 승리 속에 시즌 3승(2패)째를 거뒀다. 평균자책점도 6.21에서 5.24로 크게 내렸다.
이 경기가 ‘진야곱을 바꿔놓을 한 경기’라 해도 틀린 말이 아니다. 이날 이전까지 한 경기 최다 이닝 투구는 5⅔이닝었으나 진야곱은 단번에 통산 첫 퀄리티 스타트(QS)를 해낸 데 이어 7이닝 소화까지 해냈다. 한 경기 최다 탈삼진 기록도 갈아치웠고, 3승으로 개인 한 시즌 최다승(2008년 2승) 기록도 바꿔놓았다.

던진 공은 평소와 크게 다르지 않았으나 지금껏 문제점으로 지적됐던 제구 불안이 거의 없었다. 커브를 가끔 섞기는 했지만 대체로 포심 패스트볼과 슬라이더 조합으로 나선 진야곱은 최고 구속 147km를 찍었고, 날카로운 슬라이더(최고 구속 137km)로 타자들을 속였다. 그 결과 두 자릿수에 육박하는 탈삼진을 수확했다.
올해 44⅔이닝을 던진 진야곱은 54개의 탈삼진으로 위력을 과시했다. 반면 볼넷도 42개로 거의 한 이닝 당 하나씩 내준 것이 문제였다. 항상 볼넷만 줄이면 된다는 평가가 따라다닐 수밖에 없었다. 이제 지금까지 보이던 수준의 투구에서 한 단계 올라선 활약으로 다음 경기를 더욱 기대케 하고 있다.
김태형 감독의 생각도 마찬가지다. 김 감독은 이날 경기 직후 “진야곱이 호투한 부분보다 마운드에서 보여준 여유 있는 모습이 앞으로를 더 기대하게 만든다”라며 그의 막힘없는 피칭을 반겼다. 87개로 7이닝을 막아낸 진야곱은 100개 가까이 던졌다면 더 많은 아웃카운트를 잡아낼 수 있었다. 앞으로는 더 많은 이닝도 충분히 책임질 수 있다.
“이렇게 긴 이닝을 예상하지 못했다”라고 할 정도로 이날 호투는 진야곱 자신도 생각지 못한 정도였다. 하지만 “무너질 때 한 번에 무너지는 경향이 있었는데 코치님이 많은 조언을 해주셔서 그 덕에 자신 있게 잘 던질 수 있었다. 볼넷이 적은 것에 가장 만족한다. 이대로 던진다면 앞으로도 좋은 결과가 있을 것 같다”며 이날 호투를 계기로 한층 자신감을 갖게 되었음을 털어놓았다. 6회말 첫 볼넷 때 나쁜 흐름을 사전에 방지해준 한용덕 코치의 타이밍도 훌륭했다.
진야곱처럼 뛰어난 구위를 갖춘 투수가 자신감이라는 무기까지 장착했을 때 챙길 수 있는 시너지 효과는 누구도 쉽게 전망하기 힘들 정도로 커진다. 첫 풀타임 선발 시즌에 도전하는 진야곱이 자리 굳히기에 들어갔다. 더스틴 니퍼트가 복귀했을 때 진야곱과 유네스키 마야, 그리고 니퍼트의 대체 선발투수 중 한 명은 선발 자리를 내놓아야 하지만, 이날 선보인 피칭과 가까운 모습을 계속 보여준다면 진야곱의 자리는 굳건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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