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도 이제 선발야구가 된다. 불펜 의존도를 낮추고, 선발 중심 야구가 돌아가기 시작했다. 5월 짧은 침체를 딛고 6월의 진격을 시작하며 치고 올라가고 있다.
한화는 6월 9경기에서 6승3패로 kt와 함께 최고의 성적을 내고 있다. 6승 중 5승이 선발승이라는 점에서 한화의 6월 상승세는 더욱 의미있다. 3~4월과 5월 모두 6승에 그쳤던 선발승이 6월에는 9경기 만에 벌써 5승이다. 10개 팀 통틀어 KIA와 함께 6월 선발 최다승 기록이다.
6월 한화 선발진은 리그에서 4번째 많은 47이닝을 던지며 평균자책점도 4.40으로 KIA(3.06), LG(3.38)에 이어 3위에 랭크돼 있다. 5월까지만 하더라도 리그에서 가장 높은 6.01의 선발 평균자책점을 기록한 한화지만 6월 이후에는 눈에 띄게 안정감을 찾았다.

그 중심에 외국인 투수들이 있다. 미치 탈보트와 쉐인 유먼이 본래의 모습을 찾았고, 안영명·배영수 등 국내 투수들이 뒷받침하는 모양으로 선발진이 틀을 갖췄다.
탈보트는 1군 복귀 후 4경기 4승 무패 평균자책점 1.29로 에이스급 투구를 펼치고 있다. 한화 외국인 투수 사상 첫 선발 4연승. 특유의 땅볼 유도 능력이 빛을 발한다. 특히 6월 2경기에서 7이닝에 이어 9이닝 완투승까지, 이닝이터 본능을 뽐내며 지친 불펜에 꿀맛 휴식을 주고 있다.
유먼도 날이 더워지자 제 모습을 찾았다. 시즌 첫 승 이후 8경기 연속 승리를 따내지 못했지만, 6월 2경기에서 모두 승리투수가 됐다. 2경기 평균자책점도 1.46에 불과하다. 6월 평균자책점 전체 5위에 해당하는 호성적. 제구가 안정되면서 슬라이더를 적극 활용하는 것이 주효하고 있다.
4월 에이스로 활약했던 안영명도 10일 삼성전에서 5이닝 2실점으로 승리투수가 되며 한 몫 했다. 5월말 2승을 거두며 선발진에 숨통을 트여준 배영수가 회복되면 1~4선발까지 안정될 수 있다. 배영수는 12일 대전 LG전에 선발등판한다. 송은범이 부진 끝에 내려가면서 5선발이 비어있지만, 4선발이라도 잘 돌아가면 충분히 마운드가 여유가 있다. 5월까지 무리했던 불펜진도 6월에는 체력 부담이 많이 줄었다.
한화 김성근 감독은 시즌 초반 "감독이라면 어느 누구나 선발 야구를 하고 싶을 것이다. 선발의 완투가 가장 베스트"라면서도 팀 사정이 그렇지 못한 현실을 아쉬워했다. 하지만 외국인 원투펀치를 중심으로 선발진이 안정되며 여름이 될수록 힘 받고 있다. 한화의 6월 질주가 예사롭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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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보트-안영명-유먼. / 대구=지형준 기자 jpnews@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