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S 10위' 최진행, 리그 정상급 타자인 이유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5.06.12 13: 03

한화 파워히터 최진행(30), 어떤 이미지가 먼저 연상될까. 가공할 만한 파워에서 나오는 호쾌한 홈런이 트레이드마크이지만 떨어지는 공에 삼진을 먹는 모습도 연상된다. 거포라면 피할 수 없는 숙명, 그런데 기록을 보면 최진행은 생각보다 더 좋은 리그 정상급 타자다. 
최진행은 지난 11일 대구 삼성전에서 결승 투런 홈런 포함 5타수 3안타 2타점으로 활약했다. 2루타 1개 포함 장타만 2개를 때렸다. 최근 5경기 연속 안타 행진으로 시즌 타율을 3할대(.304)로 다시 끌어올렸다. 팀 내 최다 12홈런과 함께 39타점을 기록 중이다. 
하지만 최진행의 가치는 비율 기록에서 나타난다. 홈런 12개와 2루타 8개로 장타율은 10위(.547)에 랭크돼 있다. 볼넷 38개와 몸에 맞는 볼 2개로 얻어낸 40개의 사사구로 출루율 부문에서도 7위(.424)에 올라있다. 둘을 합한 OPS도 리그 전체 10위(.971)에 해당한다. 

최진행의 장타력은 익히 알려져 있지만 선구안은 간과되고 있다. 보통 장타자들이 볼넷을 많이 얻지만 최진행의 볼을 보는 눈은 많이 향상됐다. 타석당 볼넷이 0.17개로 전체 5위, 타석당 투구수도 4.1개로 18위. 규정타석을 채운 55명 중에서의 성적으로 참을성이 좋다. 
지난해까지 통산 출루율이 3할5푼1리였지만 올해는 첫 4할대를 넘본다. 김성근 감독도 "두 다리를 뻗고 중심을 낮추니 선구안이 좋아졌다. 공을 끝까지 잘 보니까 삼진도 적어졌다"고 설명했다. 최진행 스스로도 "투수와 타이밍 싸움이 된다"고 자신감을 내비치고 있다. 
타고난 장타력에 선구안과 정확성이 더해지며 OPS 부문에서도 당당히 10위 안에 들었다. 앤드류 브라운(SK·.940) 야마이코 나바로(삼성·.901) 브렛 필(KIA·.889) 짐 아두치(롯데·.867) 등 웬만한 외국인 타자들보다 뛰어난 성적이다. 체감 그 이상의 성적을 찍고 있다. 
최진행의 진가는 경기당 득점 생산력을 의미하는 'RC/27'에서도 다시 한 번 확인할 수 있다. 최진행의 'RC/27'은 8.79점으로 리그 7위다. 그보다 높은 타자는 에릭 테임즈(15.36점) 유한준(넥센·14.74점) 강민호(롯데·14.70점) 박병호(넥센·10.87점) 김태균(한화·10.17점) 김경언(한화·9.57점) 등 리그에서 6명밖에 되지 않는다. 
물론 기록은 모든 것을 담을 수 없다. 김성근 감독은 "최진행이 무릎이 안 좋아 절뚝이며 뛰기도 한다. 그런데 본인은 바깥에 말하지 말아달라고 한다. 창피하다고 한다. 의식이 개조된 것이다"고 칭찬했다. 최진행은 "이 정도 안 아픈 선수는 없다. 경기에 나가기 위해선 아픈 것을 보여주면 안 된다"고 말했다. 리그 정상급 타자임을 나타내는 기록 그 이상의 가치가 최진행에게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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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지형준 기자 jpnews@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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