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가 SK에 이어 삼성까지 3연전 싹쓸이 승리로 장식했다. 암흑기 기간 가장 많은 패배를 내줬던 팀들에게 보란 듯 설욕을 하기 시작했다.
한화는 지난 9~11일 대구에서 열린 삼성과 원정 3연전을 모두 이겼다. 3경기 모두 삼성을 2득점으로 봉쇄하며 선발투수들이 승리를 챙겼고, 타선도 홈런 5방으로 필요할 때 폭발했다. 한화가 삼성을 3연전 스윕한 건 지난 2008년 6월10~12일 이후 7년 만이다. 일수로는 2555일만의 일이었다.
이날 한화의 스윕은 시즌 두 번째였다. 이에 앞서 한화는 지난 4월24~26일 SK와 대전 홈 3연전에서 시즌 첫 스윕에 성공한 바 있다. 한화가 SK를 상대로 스윕한 것도 지난 2006년 5월16~18일 문학 SK전 이후 무려 9년만의 사건으로, 일수로는 3263일 만이었다.

SK와 삼성은 2000년대 후반 KBO리그 강자로 군림한 팀들이었고, 암흑기에 들어간 한화는 이들에게 '승리 자판기'와 다름없었다. 실제로 2009년부터 2014년까지 6년간 한화는 삼성에 33승74패1무(.308)로 가장 약했고, 그 다음으로 SK에 33승72패3무(.314)로 절대 열세를 드러냈다.
하위권 팀이 상위권 팀에 약한 건 당연한 이치이지만, 지독하리만큼 약한 게 문제였다. 2009~2014년 6년간 SK와 삼성에 나란히 7차례 3연전 싹쓸이 패배로 무기력하게 당하고 또 당했다. 한 번 약점이 잡히자 만날 때마다 속절없이 무너지기를 반복했다.
하지만 김성근 감독이 부임하며 전력을 극대화한 올 시즌에는 양상이 달라졌다. SK에 4승2패, 삼성에 6승2패로 한화가 당당하게 우위를 점하고 있는 것이다. 특히 삼성의 경우 여전히 2위로 상위권에 있는 팀이지만 한화를 만날 때마다 꼬리를 내리며 꼼짝 못하고 있다.
한화는 SK와 삼성을 상대로 모두 시즌 첫 맞대결에서 승리했다. 첫 경기를 잡고 가며 자신감을 높였고, 그 기세를 이어가고 있다. 특히 수년간 한화 상대로 강했던 김광현(SK) 윤성환(삼성) 등 에이스급 투수들을 공략하는 게 의미 있다. 게다가 SK전 4승 중 2승, 삼성전 6승 중 5승이 역전승이라는 점에서 나타나듯 전에 없었던 뒷심이 생겼다.
한화는 12~14일 대전에서 LG 홈 3연전을 갖는다. LG와 3연전을 마지막으로 스윕한 것은 지난 2010년 5월11~13일 청주 3연전. 그 이후 지난해까지 한화는 LG에 3차례 스윕패 포함 33승47패3무(.413)으로 약했다. 최근 분위기가 가라앉아 있는 LG를 상대로도 스윕의 기세를 이어갈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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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지형준 기자 jpnews@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