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의 불펜 해답, 베테랑에서 찾았다
OSEN 선수민 기자
발행 2015.06.12 06: 00

KIA 타이거즈가 천적 넥센 히어로즈를 상대로 732일 만에 위닝시리즈를 거두며 상승세를 탔다. 승률은 다시 5할이 됐다. 하지만 넥센 3연전에서도 불펜 고민은 여전했다.
KIA는 9~11일 광주 넥센전에서 2승 1패를 기록하며 지난 2013년 6월 9일 목동에서 넥센에 위닝시리즈를 달성한 후 732일 만에 넥센전 위닝시리즈를 가져갔다. 기록에서 보듯이 주중 3연전 마지막 경기였던 11일 광주 넥센전 승리는 큰 의미가 있었다. 최근 7,8위에만 머물던 순위도 SK 와이번스와 함께 공동 6위가 됐다.
KIA가 이번 3연전에서 위닝시리즈를 달성할 수 있었던 가장 큰 힘 중 하나는 역시 선발 야구였다. KIA는 9일 넥센전에서 선발로 나선 필립 험버가 5이닝 3실점으로 버텨줬다. 팀 타율 2할9푼3리(리그 1위) 넥센 타선을 감안한다면 나쁘지 않은 성과였다. 10일 경기에선 에이스 양현종이 6⅔이닝 2실점, 11일 경기에선 조쉬 스틴슨이 6⅔이닝 3실점으로 나란히 호투했다.

3경기 모두 접전이 펼쳐졌지만 아쉬운 경기도 있었다. 10일 넥센전에서 마무리 윤석민이 8회부터 마운드에 올라 1⅓이닝 2실점으로 블론 세이브를 기록했다. 에이스가 나온 경기에서 승하지 못했다. 그러나 윤석민은 9일 경기서 1이닝 무실점, 11일 경기서 1이닝 무실점으로 2세이브를 거뒀다. 3경기 연속 등판에서 제 몫을 다 해줬다는 의미다.
그 보다는 윤석민으로 가는 과정에서 다소 불안해보인 게 사실이다. KIA는 시즌 초 한승혁-심동섭의 젊은 필승조를 가동했다. 하지만 최근 부진하며 불펜진의 계산도 어긋나고 있다. 한승혁은 최근 10경기서 평균자책점 8.00(9이닝 9자책점)을 기록 중이다. 9이닝 동안 11개의 볼넷을 허용했다. 심동섭도 최근 10경기 평균자책점 6.75(8이닝 6자책점)의 기록. 필승조의 성적이라기엔 초라했다.
결국 넥센과의 3연전에서도 이들을 쉽게 투입하지 못했다. 9일 경기에선 험버에 이어 김진우가 1⅔이닝을 버텼다. 5-3으로 앞선 7회초 2사 만루의 위기에서도 어린 선수들이 아닌 김병현을 투입해 위기를 벗어났다. 불과 이틀 전에 선발로 등판해 71개의 공을 던진 김병현의 등판은 KIA 불펜진의 불안함을 보여줬다.
10일 넥센전에서도 선발 양현종(6⅔이닝 2실점)에 이어 김태영이 바통을 이어받았다. 김태영은 3-2로 앞선 7회초 2사 만루 위기에서 김하성을 유격수 땅볼로 처리하며 불을 껐다. 이어 8회초 아웃카운트 2개까지 깔끔하게 막아내고 윤석민에게 마운드를 넘겼다. 비록 경기를 내줬지만 김태영은 1이닝을 퍼펙트로 막았다.
위닝시리즈를 놓고 다툰 11일 경기에서는 KIA는 선발 스틴슨이 6⅔이닝 3실점, 2번째 투수 김병현이 ⅓이닝 무실점을 기록했다. 5-3으로 앞선 8회에는 한승혁을 마운드에 올렸다. 하지만 한승혁의 제구가 흔들렸다. 첫 상대 타자 고종욱에게 내야안타를 허용한 후 이택근, 박병호에게 연속 볼넷을 내주며 위기를 자초했다.
결국 KIA는 무사 만루에서 최영필 카드를 택했고, 최영필은 공 8개로 유한준을 1루수 파울 플라이, 김민성을 병살타로 돌려세웠다. 그야말로 슈퍼 홀드. 이어 윤석민이 1이닝을 책임지며 위닝시리즈를 확정지었다. 김기태 감독은 한승혁을 믿고 맡겼으나 그 믿음에 부응하지 못했다. 결과적으로 3연전 내내 마운드를 굳건히 지킨 건 베테랑이었다.
물론 체력적인 문제 등으로 베테랑 선수들로만 불펜진을 꾸릴 수는 없다. 다만 한승혁-심동섭 등 기존의 필승조가 제 페이스를 찾을 때까지는 변칙적인 불펜 운용을 할 수 밖에 없는 현실이다. 그리고 그 운용의 중심에는 베테랑 투수들이 있다. 베테랑 파워를 앞세운 KIA가 5할을 넘어 중위권으로 도약할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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