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자신에게 정말 실망스럽다".
'다문화 가정의 희망'이던 강수일(제주)이 귀국했다. 12일 인천공항을 통해 돌아온 강수일은 어두운 얼굴로 짧은 인터뷰를 실시하고 입국장을 빠져 나갔다.
강수일은 올 시즌 제주에서 큰 활약을 선보이며 대표팀에 승선했다. 울리 슈틸리케 감독은 그의 활약에 고무되어 K리그 클래식서 가장 안정적인 모습을 보이는 선수라고 칭찬을 하기도 했다.

하지만 강수일은 꿈을 펼쳐보기도 전에 떨어지고 말았다. 사유는 도핑테스트 양성 반응 때문이다. 한국프로축구연맹이 지난달 한국도핑방지위원회(KADA)에 의뢰해 실시한 도핑테스트 결과, 강수일은 A샘플에 대한 양성 반응을 받았다. 스테로이드의 일종인 메틸테스토스테론이 검출됐다. 이는 상시금지약물이다.
K리그의 도핑테스트는 경기 당일 출전 선수 명단에 포함된 이들 가운데 팀당 4명씩을 무작위 추첨을 통해 선발해, 채취된 시료를 한과학기술연구원(KIST) 도핑컨트롤센터에 분석한다.
현재 강수일은 당시 안면 부위에 발모제를 일정 기간 발랐다고 신고했다. 그러나 고의가 아닌 상황이라고 하더라도 문제가 될 수밖에 없다.
강수일은 "정말 어렵게 간 자리인데 내 실수로 인해 이런 일이 발생해 정말 슬프다. 국민 여러분께서 많은 기대를 해주셨는데 보답하지 못해 정말 죄송한 마음이다. 프로 선수로 인지를 하고 있어야 했지만 잘 모르는 실수를 한 내 자신에게 정말 실망스럽다"고 밝혔다.
A샘플로 양성 반응 판정이 나온 강수일은 추가 분석을 요청할 수 있다. B샘플로 다시 분석을 하지만 국내에서 분석이 뒤집힌 경우는 없었다. 따라서 최종 판정이 나오면 프로축구연맹은 7일 이내에 청문회를 개최해 징계를 결정하게 된다.
현재 프로축구연맹 규정에 따르면 1차 위반 시 15경기 출장정지, 2차 위반 시 1년간 출장정지 징계를 받는다. 3차 위반 시에는 영구 제명된다.
발모제에 대한 질문을 하자 강수일은 연맹 관계자와 이야기를 나누었다. 조심스러운 반응이었다. 잠시 대화를 나눈 그는 이윽고 "앞으로 처해질 조치에 대해서는 구단과 합의해 잘 이야기 하겠다. 쓰러지지 않고 잘 일어서서 좋은 모습보이겠다"고 대답했다.

이날 제주는 트네이너가 직접 공항을 찾아 강수일과 동행했다. 현재 상황에서 정확하게 증명된 것은 없는 상황. 그러나 강수일이 안면에 바른 것으로 알려진 발모제에는 최근 문제가 된 테스토스테론이 함유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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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공항=민경훈 기자 rumi@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