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브리드는 밋밋해?", '하이브리드' 새로운 정의가 필요해
OSEN 최은주 기자
발행 2015.06.13 07: 31

 ‘하이브리드 자동차’하면 대부분의 소비자들은 ‘친환경’ ‘연비효율’을 먼저 떠올릴 것이다. 그리고는‘하이브리드 자동차는 힘이 딸린다’ ‘운전하는 맛이 없다’ 등의 불만이 따라온다. 하지만 이는 잘못된 오해라는 것을 고성능 브랜드의 모델들과 최근 F1에서 활약을 펼치고 있는 차량들이 증명하고 있다. ‘하이브리드’에 대한 새로운 정의가 필요해 보이는 시점이다.
지난 5일 토요타의 프리미엄 브랜드 렉서스는 용인 스피드웨이에서 시승행사를 개최했다. 완성차 업체들의 서킷 시승행사가 특별한 일이 아니지만 렉서스의 이번 행사는 어딘가 조금은 달랐다. 서킷에서 이뤄지는 행사는 대개 자사 모델의 성능을 뽐내기 위한 것인데, 렉서스는 여기에 ‘GS 450h’ ‘IS 250’ ‘ES300h’ 등 하이브리드 모델들을 대동한 것.
올 초 렉서스는 하이브리드와 퍼포먼스를 내세운 ‘와쿠도키(두근두근의 일본어)’ 캠페인을 시작했다. 한때 정숙함으로 내수 수입차 시장의 강자로 군림했었지만 하이브리드 도입과 함께 ‘정숙함’이 ‘밋밋함’이 돼 되레 발목을 잡아왔기 때문. 앞으로 친환경차 라인업이 강화될 수 밖에 없는 상황에서 인식의 변화는 렉서스에게 반드시 필요한 것이었다.

이병진 렉서스 영업마케팅 이사는 “토요타의 친환경차는 연비에 초점을 뒀다면 렉서스는 연비뿐만 아니라 성능 향상에도 힘쓰고 있다”며 “하이브리드 차는 기존 내연기관 차보다 재미없다는 것은 오해”라고 말했다.
최근 출시된 랜드로버의 하이브리드 2종도 연비 개선과 함께 힘을 놓치지 않았다. ‘레인지로버 SDV6 하이브리드 보그 SE’와 ‘레인지로버 스포츠 SDV6 하이브리드 HSE 다이내믹’은 랜드로버의 최신 3.0리터 SDV6 디젤 엔진과 35KW 전기 모터가 결합된 하이브리드 파워트레인 시스템을 탑재했다.
두 모델 또한 랜드로버 측의 설명에 의하면 하이브리드 모델은 상위 모델인 4.4리터 V8 터보 디젤 엔진에 버금가는 340마력, 최대 토크 71.4kg.m의 파워를 발휘하며 파워는 상위 모델 수준으로 향상됐다.
 
최근 F1을 주름잡고 있는 차량도 하이브리드 이다. 9일에는 캐나다에서 ‘2015 F1’의 소식이 들려왔다. 메르세데스 AMG 페트로나스 F1 팀의 루이스 해밀턴이 'F1 W06 하이브리드'로 ‘2015 F1 캐나다 그랑프리’를 1위로 통과, 시즌 4번째 우승을 차지한 것.
메르세데스 AMG 페트로나스 F1 팀에 따르면 'F1 W06 하이브리드'의 1.6 리터 ICE(Internal Combustion Engine, 내연 기관 엔진)는 더욱 높아진 리터 당 파워로 기존 2.4 리터 엔진보다 더욱 강력한 퍼포먼스를 선보인다.
더불어 포르쉐는 ‘2015 FIA 세계 내구 레이스 챔피언십(WEC)’에서도 하이브리드 모델 ‘919 하이브리드’로 참가한다. 919 ‘하이브리드’는 브라질에서 열린 2014 시즌 마지막 레이스에서 첫 승을 거두기도 했다.
 
또, BMW가 선보인 플러그인하이브리드 슈퍼카 ‘i8’도 있다. ‘i8’은 순수 전기차이지만 최대출력이 362마력에 달해 출시 전부터 시장의 기대를 한 몸에 받았다. 그리고 국내서 출시와 함께 예약이 밀려들어와 연초 발표한 목표 판매량 185대를 진작에 달성했다. 지난 5월에 첫 인도가 시작돼 총 54대가 주인을 찾았다. BMW는 ‘i8’로 친환경과 주행성능을 모두 실현할 수 있다는 것을 증명, 미래 모빌리티 솔루션을 제시했다.
이 외에도 포르쉐와 페라리, 람보르기니와 같은 슈퍼카 업체와 롤스로이스 등 브랜드 성격과 관계없이 모든 완성차 업체들이 친환경차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으며 기존의 콘셉트와 마니아들을 잃지 않기 위해 성능 진보에도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김필수 대림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전기모터가 힘이 좋아 초반 가속력이 좋다”며 “하이브리드나 플러그인하이브리드가 기존 내연기관보다 못하다는 인식은 잘 못 된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강화되는 환경규제로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의 친환경 차 개발에 대한 부담이 가중되고 있는 현실이나 그렇다고 해서 기존 내연기관보다 성능이 못한 차를 내놓을 수는 없는 노릇”이라며 향후 개발 방향에 대한 전망도 내놨다.
한 업계 관계자는 “하이브리드 모델이라고 하면 고객들은 당장에 획기적인 연비 향상을 기대하기 마련인데, 프리미엄이나 고성능 브랜드일수록 친환경과 함께 성능 향상에도 상당한 무게를 두고 개발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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렉서스 용인 스피드웨이 시승행사, 랜드로버 ‘레인지로버 SDV6 하이브리드’ 파워트레인, 메르세데스 AMG 페트로나스 F1 팀 'F1 W06 하이브리드', BMW ‘i8’(위부터)./ 각 사 제공 및 OSEN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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