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종목 석권을 노렸던 손연재(21, 연세대)의 꿈이 실수 한 번으로 좌절됐다.
손연재는 12일 오후 충북 제천 세명대체육관에서 개최된 제7회 아시아 리듬체조 선수권 개인종목별 결선에서 후프(18.150)와 볼(17.850)에서 금메달을 따내 2관왕에 올랐다. 손연재는 리본(17.200)에서 동메달을 추가했다. 하지만 큰 실수가 나온 곤봉(17.050)은 5위에 그쳤다.
출발은 아주 좋았다. 주종목인 후프가 첫 번째 연기라는 점도 손연재에게 유리하게 작용했다. 우아하면서 세련된 손연재의 몸동작 하나하나에 관중들은 물론 심사위원들까지 매료됐다.

손연재는 안방의 이점까지 등에 업었다. 제천시민들은 손연재의 연기가 끝날 때마다 우레와 같은 박수와 환호로 화답했다. 아시아 최고의 선수를 가리는 대회지만 분위기는 ‘손연재 쇼케이스’와 다를 바 없었다.
무난하게 후프연기를 펼친 손연재는 유일하게 18점대인 18.150점을 받았다. 2위 세듀코바 아나스탸샤(17.450)와 큰 차이를 보였다. 이어진 볼에서도 손연재는 작은 실수가 나왔음에도 17.850점을 받아 1위에 올랐다. 손연재의 전관왕 획득에 큰 적수는 없어 보였다.
손연재의 가장 큰 라이벌은 자기 자신이었다. 곤봉 종목에서 손연재는 수구를 머리에 얹고 스텝을 밟던 중 수구를 떨구는 치명적 실수를 범했다. 나머지 연기를 무사히 마쳤지만 워낙 감점이 컸다. 결국 손연재는 17.050점의 저조한 점수를 받아 5위에 머물렀다.
곤봉에서의 실수는 마지막 리본 종목 연기에도 영향을 줬다. 손연재는 자기가 가진 기량을 십분 발휘하지 못하고 17.200점으로 동메달을 추가했다.

손연재가 아시아최고의 기량을 가졌다는 사실은 모두가 인정하는 바다. 하지만 변수가 있는 대회에서 그가 무조건 금메달을 따내리라는 보장은 없었다. 네 종목 모두 클린연기를 해야 한다는 부담감이 손연재에게 가장 큰 적이었다. 전 종목 석권을 아쉽게 놓친 손연재는 13일 마지막 날 치러지는 개인종합 결승전에서 다시 금메달에 도전한다. 손연재가 종목별 결선에서의 아쉬움을 씻을 수 있을지 관심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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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천=백승철 기자 baek@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