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수를 뽑아야 이기지".
12일 광주-기아 챔피언스필드에서 KIA와의 경기를 앞두고 류중일 감독은 타선의 침묵에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자신이 팀을 맡은 이후 두 번째 5연패의 수렁의 이유였다. 특히 대구 안방에서 한화에게 3연패 싹쓸이 수모까지 당해 체면이 말이 아니었다.
류감독도 경기전 "오늘도 지면 최다 연패다"면서 입맛을 다셨다. 그러나 기우에 불과했다. 1회부터 타선이 터지면서 류중일 감독의 얼굴이 환해지기 시작했다. 특히 침묵했던 중심타자들이 뜨거운 방망이를 휘둘렀다. 시작은 3번타자 채태인. 1회초 1사3루에서 우중간을 가르는 2루타를 날려 선제점을 뽑았다.

2회초 나바로의 희생플라이로 한 점을 뽑은데 이어 3회초 무사 1,3루에서는 박석민이 좌월 스리런포(9호)를 날려 5-0까지 점수차를 벌렸다. 그리고 5회에서는 4번타자 최형우가 선제 중월 솔로홈런을 터트려 류 감독을 편안하게 해주었다.
홈런포는 여기에서 그치지 않았다. 6회에서는 1번타자 나바로가 6회 좌월 투런아치를 그려 6일만에 대포를 가동했다. 작년 31홈런 이어 2년 연속 시즌 20호 좌월 투런포를 안겨주었고 10-2로 낙승을 거두었다. 삼성 특유의 막강 타선에 KIA 선발 유창식과 구원투수 홍건희가 버티지 못했다.
삼성의 클린업 트리오는 지난 5경기에서 침묵했다. 채태인은 17타수 5안타에 무타점 무홈런으로 잠잠했다. 최형우도 17타수 5안타 3타점을 기록했으나 홈런포를 가동하지 못했다. 박석민도 15타수 3안타 1타점 1홈런에 그쳤다. 5경기에서 세 타자의 타점은 4개였고 홈런은 1개에 그쳤다. 여기에 나바로까지 홈런포가 주춤했다.
결국 세 타자의 침묵은 고스란히 연패로 이어졌다. 5경기에서 11점에 그칠 정도로 득점력이 뚝 떨어졌다. 경기당 3점 뽑기가 힘든 타선이 됐고 낯선 5연패의 늪에 빠졌고 선두 자리까지 내주었다. 독주를 생각했던 류중일 감독의 얼굴도 어두어졌다. 그러나 숨죽였던 간판들이 살아나면서 시즌 5번째 선발전원안타로 가볍게 연패를 탈출했다. 4번타자 최형우는 4안타를 날렸다. 삼성타선의 위용이 되살아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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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김경섭 기자 greenfield@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