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선수의 가세로 팀 전체가 바뀔 수 있을까.
kt wiz 내야수 댄 블랙이 마법과도 같은 일을 해내고 있다. 지난 4일 SK전에서 첫 선을 보이며 한국 무대에 발을 내딛은 블랙은 이후 전 경기 안타, 타점 활약을 선보이며 4번 타순에서 팀 타선의 중심을 잡고 있다.

블랙의 시즌 성적은 8경기 34타수 18안타(3홈런) 11타점 8득점 타율 5할2푼9리. 장타율은 8할2푼4리에 이르고 득점권 타율은 무려 6할이다. 아직 8경기일 뿐이지만 때리면 안타고 타점인, 만화 속 4번타자의 모습을 경기에서 보여준다.
블랙이 입단하기 전 kt는 팀타율 2할4푼4리로 최하위에 머물러 있었다. 그러나 공교롭게도 그가 입단한 뒤 팀 타율이 3할1푼5리까지 치솟았다. 블랙 홀로 이끈 것이 아니라 6일 대전 한화전부터 6경기 연속 팀 두자릿수 안타 행진도 이어지고 있다.
득점권 찬스에서 타점 머신 능력을 발휘하는 그가 4번에 들어가면서 타순 전체가 '쫀쫀'해졌다. 이대형-하준호-마르테-블랙-김상현-장성우로 이어지는 상위 타선은 어느 구단 부럽지 않은 라인업. 블랙 뿐 아니라 그 주변의 타자들을 맞는 상대 벤치의 수싸움이 복잡해지는 건 kt에 크나큰 호재다.
이뿐 아니라 블랙이 한 명 더 들어갔다는 것은 토종 타자들에게 주어졌던 한 자리가 없어졌다는 의미. 다른 선수들의 생존을 위한 활약도 숫자로 나타나지 않는 동기 부여의 소득이 될 수 있다. 타선의 도움을 받은 투수들이 힘을 내는 것도 부가적인 효과다.
이숭용 kt 타격코치는 블랙에 대해 "선구안이 좋고 영리한 타자다. 항상 투수를 상대하기 전 먼저 그 투수에 대해 철저히 공부한다. 타석에서는 공 하나를 보면 다음 공을 절대 그냥 놓치지 않는다. 자신감도 붙었다. 내가 본 외국인 타자 중 가장 좋은 성격과 자질을 갖고 있다"고 칭찬했다.
조범현 kt 감독은 "블랙이 오면서 타선이 전체적으로 좋아졌다"고 만족하면서도 "30경기 정도는 봐야 한다"고 신중한 의견을 보였다. 그러나 이미 팀 전체에 '블랙 신드롬'을 일으키고 있다고 봐도 무방하다. 블랙이 팀에 '진짜 마법'을 부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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