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인의 병간호를 위해 경기 전 급히 집으로 달려갔던 SK 외국인 타자 앤드류 브라운(31)이 하루만에 라인업에 돌아왔다.
브라운은 13일 인천SK행복드림구장에서 열릴 예정인 롯데와의 경기를 앞두고 선발 4번 타자로 다시 이름을 올렸다. 브라운은 전날 선발 4번 우익수로 라인업에 이름을 올렸으나 부인이 아프다는 소식을 듣고 김용희 감독의 양해를 구해 집으로 향한 바 있다.
부인의 상태가 큰 문제는 아닌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병원 검진을 받고 휴식 중이다. 그러나 12일의 경우는 곁에서 지켜줄 사람이 아무도 없었다. 김용희 감독은 "경기 전에 브라운이 직접 와서 양해를 구했다. 조 알바레스 코치의 부인이라도 있었으면 달려갔을 텐데 하필 어제 일이 있어 다른 곳으로 간 상황이었다. 아이들은 울고 있는데 돌볼 사람이 없었다"라고 전후 사정을 설명한 뒤 "만약 지명타자로 선발 출장했다면 (지명타자 소멸을 막기 위해) 한 타석이라도 뛰고 가야할 상황이었는데 천만다행"이라고 말했다.

부상의 경우 지명타자 자리가 소멸되지 않지만 브라운처럼 미도착으로 인한 오더 변경은 지명타자 자리가 소멸된다. 브라운이 한 타석이라도 뛰고 교체되거나, 혹은 지명타자 자리가 소멸돼 투수로 이 자리를 메꿔야 하는 상황이 벌어질 수도 있었다. 그러나 다행히 브라운은 선발 우익수로 출전 예정이었고 조동화가 대신 4번 자리에 들어가 경기를 무사히 마쳤다.
브라운은 13일 아침 일찍 경기장에 나와 김용희 감독에게 부인에 대한 상태를 보고하고 감사함을 표시했다. 놀란 가슴을 쓸어낸 브라운은 이날 밝은 미소와 함께 정상적인 훈련을 소화했고 김 감독과 농담을 주고 받는 등 마음의 짐을 털어낸 모습을 보였다.
이를 지켜보던 김 감독은 "나는 첫 아이를 낳을 당시 벤치에서 '훈련을 다 하고 가라'라는 이야기를 들었다. 정말 훈련을 다 하고 병원에 갔다. 둘째는 아내가 이야기를 하지 않는 바람에 낳는 것도 보지 못했다"라고 떠올리면서 "우리 선수들은 가족과 관련된 일로 경기에 빠지는 일이 드물다. 출산도 제대로 지켜보지 못하는 선수들이 많다. 선수들도 그렇지만 집에서 웬만한 일은 알리지 않아서 그렇다. 야구보다는 가족이 우선이다. (브라운 출전 제외는) 다른 감독들도 그렇게 했을 것"이라며 이야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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