亞체조선수권, 허술한 대회운영 ‘옥에 티’
OSEN 서정환 기자
발행 2015.06.13 17: 19

선수들은 최고의 경기력을 선보였다. 하지만 대회운영은 아쉬움을 남겼다.
충북 제천 세명대 체육관에서 개최된 제7회 리듬체조 아시아선수권대회가 13일 막을 내렸다. 4일 동안 치러진 대회는 총 10개국에서 온 120여명의 선수단이 참가해 성황을 이뤘다. 손연재(21, 연세대)는 개인종합 2연패를 비롯해 종목별 결선에서 금메달 2개(볼, 후프), 동메달 1개(리본)를 추가하며 대회 3관왕을 달성했다.
한국체조는 팀 경기서 은메달을 획득했다. 이어 개인종합 7위를 차지한 천송이(18, 세종고)와 종목별 결선 후프에 출전했던 이다애(21, 세종대)도 한국체조의 발전된 모습을 유감없이 보여줬다. 리듬체조가 덜 알려진 지역의 팬들에게 수준 높은 관람기회를 제공했다는 의미가 컸다.

경기운영은 전반적으로 무난했다. ‘메르스’ 예방을 위해 모든 인원들이 경기장 출입 시 손을 소독하도록 했다. 경기력과 관련해서 큰 잡음 없이 대회를 마쳤다. 다만 경기장 곳곳에서 국제대회와 어울리지 않는 허술한 모습이 잡혀 아쉬움을 남겼다.
국제대회에서 메달리스트는 인터뷰실에서 공식인터뷰를 진행하는 것이 상식이다. 국제대회니만큼 주최 측은 전문통역요원을 배치해 세계 각국에서 온 취재진의 인터뷰를 도와야 한다. 세명대체육관에도 공식인터뷰실이 마련돼 있었다. 그러나 주최 측에서 인터뷰를 진행하지 않았다. 한국선수 외에도 각국의 메달리스트들이 많았지만 그들의 소감을 들을 기회는 없었다.
국내 취재진의 관심은 손연재에게 집중됐다. 국내서 개최하는 대회서 가장 잘하는 선수가 주목을 끄는 것은 당연지사. 다만 대한체육협회는 인터뷰 협조 등 손연재에 관련한 행정을 개인소속사인 IB스포츠에 일임하고 사실상 손을 놨다.
개인종합 경기를 끝낸 손연재는 시상식을 마치고 경기장 안에서 인터뷰에 임했다. 손연재를 가까이서 보고 사진을 찍으려는 일반 팬들이 경기장에 난입했다. 일부 대회운영 관계자들은 본분을 잊고 사진촬영 대열에 가세했다.
방송사 인터뷰가 진행되는 중에 한 팬이 손연재에게 다가섰지만 말리는 사람이 없었다. 관계자는 마이크를 잡고 큰 목소리로 공지사항을 이야기하며 되려 인터뷰를 방해했다. 대회운영을 도와야 할 인원들이 경기가 끝나자마자 본인들 기념사진 촬영에 더 열을 올렸다. 상식적으로 국제대회서 있어서는 안 되는 일이었다.
기념촬영은 모든 공식행사를 마치고 해도 늦지 않다. 잔칫상을 잘 차려놓고 손님을 맞았다면 마무리도 좋아야 한다. 국제대회를 유치하려면 국제표준에 어울리는 상식을 갖추는 것이 기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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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천=백승철 기자 baek@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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