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5 창문 뚫었다! 유동훈, 잊지 못할 마지막 투구
OSEN 이선호 기자
발행 2015.06.13 17: 47

잊지못할 마지막 투구였다.
2009년 타이거즈 10번째 우승을 이끌었던 포수 김상훈과 잠수함 투수 유동훈이 13일 광주-기아 챔피언스필드에서 은퇴식을 갖고 그라운드와 작별했다. 4시20분부터 그라운드에서 성대한 은퇴식이 열렸다. 양팀 선수단과 KIA 팬들의 축하를 받으며 각각 15년과 16년간의 프로생활을 마감하고 지도자로 출발했다.   
특히 이날 은퇴식에서는 이색적인 도전이 있었다. '레전드 배터리의 마지막 도전'이라는 이벤트였다. 다름아닌 신형 K5를 이용한 것으로 운전석과 조수석의 창문틈으로 유동훈이 투구를 하고 김상훈이 포구하는 장면이었다. 2009년 우승을 이끌었던 포수와 투수의 은퇴식인 만큼 의미있는 마무리가 필요하다는 아이디어에서 나온 도전이었다.

은퇴식을 앞두고 유동훈도 "연습때는 잘 됐는데 오늘 아침에는 잘 안됐다. 은퇴식보다는 이게 더 걱정된다"면서 웃었다. 지금껏 한번도 해보지 못한 이벤트인데다 수 천 명의 관중앞에서 무사히 창문을 통과할 것인지에 대한 우려가 높았다. 그러나 말 그대로 우려에 불과했다.
이벤트가 시작하자 유동훈은 김상훈과 캐치볼을 하면서 몸을 풀었다. 양팀 더그아웃 앞에 도열한 선수들도 흥미롭게 결과를 지켜보았다. 유동훈은 2009시즌 0점대 방어율을 기록한 소방수 출신 답게 떨지 않고 가볍게 볼을 뿌렸고 공을 가뿐히 창을 통과해 김상훈의 미트에 안착했다.
공이 스트라이크존에 들어오자 관중석에서는 환호성이 터져나왔고 양팀 선수들은 박수를 치며 즐거워했다. 유동훈 코치도 한 숨을 내쉬며 안심하는 표정을 짓기도 했다. 비록 마지막 실전 투구는 아니었지만 유동훈에게는 잊지 못할 추억의 도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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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김경섭 기자 greenfield@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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