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호포’ 강민호, 개인기록 행진 돌입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5.06.13 19: 55

팀이 62경기를 소화한 시점, 즉 아직 시즌의 절반도 되지 않은 시점에서 23번째 대포를 쏘아 올렸다. 무서운 홈런 페이스를 과시하고 있는 강민호(30, 롯데)가 일찌감치 자신의 경력 최고 시즌을 예약했다.
강민호는 13일 인천SK행복드림구장에서 열린 SK와의 경기에서 3-5로 뒤진 6회 선두타자로 나가 SK 선발 김광현을 상대로 좌측 담장을 살짝 넘기는 솔로포를 쳐냈다. 김광현의 슬라이더(130㎞)였는데 마냥 실투라고 보기는 어려웠다. 몸쪽으로 붙는 공이었는데 이를 잡아 당겨 담장 밖으로 넘기는 절정의 감을 자랑했다.
이로써 강민호는 시즌 23호 홈런을 기록, 홈런 부문 단독 선두 자리를 유지했다. 식지 않는 홈런 페이스다. 3~4월 6개의 홈런을 치며 시동을 건 강민호는 5월 한 달 동안 9개의 홈런을 몰아쳤다. 이 또한 대단한 페이스였는데 6월에는 상승세가 더 가파르다. 10경기에서 무려 8개의 홈런이다. 거의 경기당 1개꼴로 담장을 넘긴 셈이다. 체력 소모가 큰 포수라는 포지션을 고려하면 더 대단한 수치다.

23호 홈런포는 또 하나의 의미를 가지고 있다. 바로 자신의 한 시즌 최다 홈런 기록과 타이를 이룬 것이다. 2004년 프로에 데뷔한 강민호는 2007년 14개의 홈런을 치며 첫 두 자릿수 홈런을 기록했고 올해까지 총 8차례의 두 자릿수 홈런 고지를 밟았다. 포수로서는 최정상급 기록이다. 이 기록의 정점에 있는 해가 바로 2010년이다. 당시 강민호는 23개의 홈런을 기록했다. 올 시즌 이전으로는 유일한 20홈런 이상 시즌이다.
당시 117경기, 그리고 410타수에서 23개의 홈런을 기록한 강민호는 올 시즌 팀 62번째 경기, 개인 57번째 경기, 그리고 188타수만에 23개의 홈런을 몰아치는 괴력을 과시했다. 이제 앞으로의 홈런 한 개는 강민호의 개인 기록으로 계속 기록될 전망이다. 타점에서도 벌써 58타점을 기록, 2008년 82타점의 70%를 채웠다.
포수 출신 홈런왕이 될 수 있을지도 관심사다. 포수 출신 홈런왕은 이만수 KBO 육성 부위원장, 그리고 박경완 현 SK 육성총괄(2회)만이 가지고 있는 기록이다. 역대 최다 홈런은 2000년 박경완 총괄이 기록한 40개. 앞으로 체력 관리 등에서 난관이 예상되기는 하지만 강민호의 지금 페이스라면 못할 것도 없다. 최고 시즌을 예약한 강민호가 어디까지 뻗어나갈 수 있을지 관심이 모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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