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적 첫 승' 허준혁, 6이닝 무실점으로 퓨처스 우등생 증명
OSEN 조인식 기자
발행 2015.06.13 19: 55

허준혁(25, 두산 베어스)이 에이스급인 상대 선발 에릭 해커(32, NC 다이노스)를 뛰어넘는 역투로 이적 후 첫 승리에 성공했다.
허준혁은 13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2015 타이어뱅크 KBO리그’ NC 다이노스와의 경기에 선발로 등판해 6이닝 4피안타 3탈삼진 2볼넷 무실점했다. 2013 시즌 종료 후 2차 드래프트를 통해 두산에 입단한 허준혁은 팀에 온 뒤 첫 선발 경기에서 무실점 퀄리티 스타트(QS) 호투로 팀의 4-2 승리 속에 이적 후 첫 승리의 기쁨도 맛봤다.
두산으로서는 또 한 번의 반가운 소식이다. 지난 9일 더스틴 니퍼트가 어깨 충돌 증후군으로 말소되며 선발진에 위기가 찾아오는 듯 했으나 진야곱이 11일 잠실 LG전에서 7이닝 동안 2피안타 9탈삼진 1볼넷 무실점으로 ‘인생투’를 펼치며 승리해 두산은 한숨을 돌렸다. 여기에 니퍼트의 대체 선발 요원인 허준혁까지 기대 이상의 투구로 코칭스태프를 기쁘게 했다.

깜짝 호투라는 시선도 많지만, 이날 허준혁의 호투는 준비된 것이었다. 이날 경기 선발을 정하기 전 2~3명을 두고 고민에 빠지기도 했던 김태형 감독은 “준혁이가 퓨처스리그에서 가장 꾸준히 선발로 안정적인 피칭을 하고 있었다”며 그를 선발로 발탁한 배경을 밝혔다. 최근까지 퓨처스 총괄코치였던 한용덕 투수코치의 의견도 같았다.
이날 허준혁은 다양한 구종을 활용해 타자들을 상대했다. 포심 패스트볼의 최고 구속은 138km에 그쳤고, 대체로 130km대 중반의 공도 많았지만 낙차 큰 커브가 좋았다. 여기에 체인지업까지 더해져 타자들의 타이밍을 빼앗을 수 있었고 좌타자를 상대로는 슬라이더도 효과적이었다. 이외에 포크볼도 이따금씩 활용됐다.
특별히 대량 실점 위기를 만들지 않는 침착한 피칭이 돋보였다. 삼자범퇴 이닝은 4회초가 전부였지만, 허준혁은 3회초까지 매 이닝 한 명의 주자만 내보냈다. 특히 3회초 1사에는 박민우에게 3루타를 맞고도 실점은 하지 않았다. 5회초에는 다시 1사 후 최재원의 2루타에 득점권 위기에 처했으나 김태군과 박민우를 범타 처리했다.
유일하게 2명을 내보낸 것은 6회초였으나, 역시 무실점이었다. 1사에 나성범의 우전안타와 도루, 2사 후 나온 이호준의 볼넷에 허준혁은 최대 3점까지 허용할 수 있는 위기에 빠졌지만 이종욱을 중견수 플라이로 엮어 QS를 완성했다.
퓨처스 총괄코치 시절 허준혁의 꾸준함에 높은 점수를 줬던 한용덕 코치는 그의 약점으로 체구가 비교적 호리호리한 탓에 풀타임을 소화할 수 있는 체력이 부족한 점을 꼽았다. 이제 마운드 위에서는 증명이 끝났다. 체력적인 면이 보완됐다는 것만 보여준다면 허준혁의 시대도 올 수 있다. 허준혁이 계속 호투를 이어가준다면 두산 역시 좌완 화수분 마운드 건설이 더욱 빨라지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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