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완이가 2할5푼만 쳤으면요. 우리 팀이 3승에서 5승은 더했을 겁니다".
지난 12일 김기태 KIA 감독은 나지완의 타격 성적표를 보면서 한숨을 토했다. 그러면서 "그래도 지완이가 해주어야 해요. 계속 안좋으면 다른 선수들 눈도 있어요. 게다가 이범호도 자신감이 떨어진 모습이니..."라며 근심 가득한 얼굴 표정을 지었다. 그리고 나지완의 이름이 빠진 선발라인업을 내놓았다.
그러더니 13일 경기에서는 나지완의 이름이 새겨진 라인업을 작성했다. 그것도 4번타순에 나지완을 배치했다. 브렛 필은 3번으로 배치했고 3번으로 나섰던 김주찬은 1번타자로 내세웠다. 필-나지완-이범호의 클린업이었다. 이유는 삼성의 좌완 선발 장원삼을 공략하기 위한 것이었다.

나지완은 4월 29일 광주 한화전 이후 45일만에 4번타자로 복귀했다. 그래도 타율 1할7푼3리, 1홈런, 6타점에 불과한 나지완을 4번으로 앉힌 것은 모험에 가까웠다. 번번히 헛스윙과 땅볼 타구를 양산하던 것이 나지완의 개막 이후 지금까지의 모습이었다. 100타석까지 기다렸던 김감독은 나지완을 터질 것으로 믿고 다시 한번 뚝심을 보였다.
첫 타석에서 기다렸던 한 방이 터졌다. 1회초 1사 1,2루 위기를 넘기고 맞이한 1회말 공격에서 1사후 김호령과 브렛 필이 볼넷을 골랐다. 과감한 더블도루로 2,3루에 안착했고 나지완은 풀카운트 접전끝에 몸쪽 직구를 걷어올려 좌중월 담장을 넘겨버렸다. 4월7일 광주 NC전 이후 67일만에 터진 스리런포였다.
이 한 방의 의미는 컸다. 3-0으로 달아나면서 승리의 흐름을 가져왔기 때문이었다. 게다가 나지완은 3회 선두타자로 등장해 3유간을 빠지는 안타를 날려 최용규의 좌중간 2루타때 홈을 밟았다. 초반 7득점이 나지완의 활약에서 비롯된 것이다. 나지완이 터지니 타선의 집중력이 몰라보게 달라졌고 7-4로 낙승을 거두었다.
그러나 아직 갈 길은 멀다. 이제 겨우 두 번째 홈런이 터졌을 뿐이다. 뚝심으로 기다렸던 김기태 감독에게는 일회성으로 끝나지 않기를 바랄 뿐이다. 다만 모처럼 홈런과 멀티안타로 반등의 실마리를 잡은 것은 분명하다. 나지완의 부활쇼가 이어질 것인지 그것이 궁금하다.
나지완은 "팀에 미안해 보탬이 되겠다는 생각이었다. 삼진만 하지 말자고 생각햇다. 타이밍이 늦어서 직구 타이밍으로 갔다. 올해처럼 분석과 연습을 많이 해본 적이 없다. 팀을 위해 내 역할이 중요하다는 것을 잘 안다. 팀을 위해 어떻하든 도움이 되기 위해 노력하겠다. 못칠때 간절하게 좋은 이야기를 해준 팀 동료와 감독, 코치님께 감사의 말씀 전하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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