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외야수 고동진(35)은 원클럽맨이다. 지난 2004년 한화 입단 후 올해로 12년째 한 팀에만 몸담고 있다. 군복무로 2년은 빠져 있었지만 이 기간 동안 한화의 흥망성쇠를 함께 한 산증인이다.
고동진은 입단 초였던 2005~2007년 3년 연속 포스트시즌을 경험하며 가을야구에 유독 뛰어난 활약으로 강한 인상을 남겼다. 한국시리즈 준우승을 이룬 2006년 준플레이오프 MVP를 차지하기도 했다. 한화 선수로 가을야구를 경험하며 지금까지 한화 소속인 선수는 고동진 포함 투수 박정진·안영명·윤규진, 한상훈·김태균·김태완 등 7명밖에 남지 않았다.
그러나 2008년부터 한화는 가을야구와 멀어졌고, 이 기간 고동진도 팀의 어려움을 고스란히 몸으로 체감했다. 지난해에는 주장을 맡아 탁월한 리더십으로 선수단을 이끌었지만 팀 성적은 최하위였다. 누구보다 한화를 잘 알는 고동진이 볼 때에도 올해의 한화는 확실하게 달라져 있다.

그는 "보시다시피 조금 지고 있더라도 타자들이 따라붙는 힘이 대단하다. 투수들이 지켜내는 힘이 많이 생겼다"며 "지금처럼 계속 이기다 보면 앞으로 연승도 길게 할 수 있을 것이다. 선수들끼리 뭉치는 힘도 세졌다. 무엇보다 감독님께서 팀을 잘 이끌어주시는 게 많은 도움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사실 고동진은 올 시즌 김성근 감독 체제에서 붙박이 1군 자리를 내놓았다. 치열한 경쟁 선상에서 1~2군에 두 번이나 오르내렸다. 1군에서 12경기 출장에 그치고 있다. 하지만 그는 "감독님께서는 한 선수만 계속 쓰지 않는다. 적재적소에 필요한 선수를 쓰시기 때문에 거기에 맞춰 준비했다"고 설명했다.
지난달 10일 1군 엔트리에서 말소됐지만, 2군에 내려가지 않았다. 짧게 휴식을 취한 뒤 기초체력부터 다지며 몸을 만들었다. 시즌 전 눈에 띄게 빠진 체중을 다시 불리며 힘을 키우고 체력을 만들었다. 최근 일주일은 1군과 함께 움직이면서 때를 기다렸고, 1군 복귀 첫 날부터 2루타 2개 포함 2안타 4타점으로 펄펄 날았다. 5회 싹쓸이 3타점 2루타가 결정타였다. 김성근 감독도 "오랜만에 1군 올라온 고동진이 잘 쳤다"며 반색했다.
고동진은 "그동안 부족했던 부분을 보완하기 위해서 경기장에 일찍 나와 특타를 했다. 김재현 타격코치님과 함께 연습한 부분이 좋게 나왔다. 한 경기 갖고 평가하기는 힘들지만 앞으로도 지금 감을 이어갈 수 있도록 하겠다"고 다짐했다. 미리 때를 기다리며 준비해온 고동진의 활약은 결코 우연이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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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지형준 기자 jpnews@osen.co.kr, 아래/ 2006년 준플레이오프 MVP를 수상한 고동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