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 사나이 김광현, 대반격 신호탄 쐈다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5.06.14 06: 00

시즌 초반 들쭉날쭉한 투구내용으로 우려를 샀던 김광현(27, SK)의 자신의 명성을 되찾고 있다. 더 무서운 것은 대개 김광현의 시즌이 이 시점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됐다는 것이다. 2년 연속 토종 최고 평균자책점에 도전하는 김광현의 최근 경기 내용과 과거 기록에서 그 가능성을 엿볼 수 있다.
김광현은 13일 인천SK행복드림구장에서 열린 롯데와의 경기에서 6⅔이닝 동안 4실점(3자책점)하며 시즌 8번째 승리를 낚았다. 이로써 김광현은 올 시즌 첫 패전 이후 내리 8승을 따내는 괴력을 과시했다. 지난 7일 잠실 LG전 완봉승 이후 상승세를 이어갔다는 측면에서도 중요한 한 판이었다. 그래서 그럴까. 김광현의 경기 후 자평은 결과와 관계없이 ‘만족’이었다.
수치만 놓고 보면 아주 뛰어난 경기라고는 할 수 없다. 그러나 최근 이어가고 있는 공격적인 피칭이 잘 먹혔다. 여기에 이날은 볼넷도 없었고 초구 스트라이크 비율도 높았다. 김광현은 경기 후 “볼넷이 없었고 제구도 괜찮았다. 몸에 맞는 공 하나밖에 없지 않았는가. 그런 측면에서 지난 완봉승보다 오늘 경기 내용에 더 만족한다”라고 밝혔다. 공격적으로 승부를 하며 투구수를 줄인 것도 소득이었다. 김광현은 “맞은 것은 어쩔 수 없다. 배터리의 문제라기보다는 상대가 잘 친 것”이라면서 “91개로 경기를 마친 것은 다음 경기를 앞두고도 체력에 도움이 된다”고 밝혔다.

시즌 초반 제구가 다소 잡히지 않아 고전했던 김광현이지만 최근 2경기에서 15⅔이닝을 던지며 볼넷이 딱 하나밖에 없었다는 점은 고무적이다. 여기에 150㎞를 넘나드는 빠른 공은 상대가 알고도 치기 어려운 공이라는 것이 두 경기를 통해 입증됐다. 지금처럼 제구만 어느 정도 받쳐주면 앞으로도 이 정도 경기 내용을 꾸준하게 보여줄 수 있을 것이라는 암시와도 같다. 몸 상태에도 아무런 문제가 없다.
앞으로가 더 기대되는 이유는 김광현이 여름에 더 강해지는 사나이라는 점이다. 전형적인 ‘슬로스타터’라고 볼 수는 없지만 김광현은 5월에 다소 고전하는 양상이 있었다. 2007년 이후 4월 평균자책점은 37경기에서 2.96이었던 것에 비해 5월에는 40경기에서 4.29까지 치솟았다. 김광현은 이에 대해 “온도가 조금 높은 것이 좋다. 오늘(13일) 경기는 조금 쌀쌀했다”라면서 “더워지기 시작할 무렵 고전했던 경향이 있었다”라고 떠올렸다. 5월은 딱 그런 시기다.
보통 선발투수들은 날이 더워지면 체력적으로 고전하기 마련이다. 여름 성적이 봄·가을 성적에 비해 떨어지는 선수들이 적지 않은 이유다. 그러나 김광현은 다르다. 6월 평균자책점은 35경기에서 2.82, 7월은 25경기에서 2.63이었다. 토종 선수 최고 평균자책점(3.42)를 기록했던 지난해도 비슷했다. 김광현은 5월 평균자책점이 5.01으로 좋지 않았으나 6월 3.16, 7월 1.42, 8월 1.87을 기록하며 대반전을 이끌어냈다. 여름의 활약은 경쟁자들을 추월하는 계기가 되는 동시에 비교적 만족스러운 시즌 최종 결과로 이어지는 원동력이 됐다.
착실한 준비도 기대를 모으는 대목이다. 김광현은 올 시즌을 앞두고 스프링캠프에서 예년에 비해 의도적으로 페이스를 떨어뜨렸다. 144경기를 치러야 하는 만큼 무더위에 버티려면 체력 관리가 필요하다는 생각 때문이었다. 초반부터 전력질주하기보다는 전체적인 시즌 운영을 내다보고 몸을 만들었다. 신체적으로나, 현재 기세로나 지난해처럼 6월 이후 정점을 찍을 가능성이 높다고 볼 수 있다. 김광현의 피안타율은 2할3푼으로 리그 최상위권이다. 지금 정도의 제구와 몸 상태라면 대반격의 시작은 의심의 여지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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