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반등 방법은 외국인교체 밖에 없다
OSEN 윤세호 기자
발행 2015.06.14 06: 33

사이렌은 예전에 울렸다. 야심차게 영입한 외국인투수가 방황하고 있고, 베테랑 선수들의 몸 상태는 하루가 다르게 나빠졌다. 젊은 선수들의 성장도 기대만큼은 아니다. 스토브리그와 스프링캠프에서 그렸던 구상이 상당수 엇나갔다. 이대로라면 허무하게 백기를 들어야할 것이다. 움직이지 않으면 기적은 없다.
LG 트윈스가 선택의 기로에 서있다. 지금의 순위를 받아들이고 리빌딩에 치중할지, 아니면 다시 올라서기 위해 과감하게 변화를 줄지 결정해야한다. 지난 13일까지 LG는 시즌전적 27승 35패 1무로 9위에 자리하고 있다. 5할 승률에 8승이 모자라고, 포스트시즌 막차인 5위권과는 6경기 차이다. 그래도 아직 81경기가 남은 만큼, 산술적으로는 충분히 순위상승이 가능하다. 8위 롯데와 2경기 차이인 것을 감안하면, 지난해처럼 한 단계씩 올라가는 모습도 기대해볼만 하다.
만일 LG가 올 시즌을 포기하지 않고 변화를 택한다면, 가장 먼저 꺼낼 수 있는 카드는 외국인선수 교체다. 특유의 지키는 야구를 살리기 위해선, 루카스 하렐을 대체할 외국인투수를 영입해야 한다. 루카스의 올 시즌 성적은 4승 6패 평균자책점 5.64. 루카스는 경기당 평균 5이닝만 소화하고 있으며, 리그에서 가장 많은 볼넷 44개·경기당 볼넷 5.91개를 범하며 자멸 중이다.

가장 아쉬운 부분은 루카스의 자세다. 마운드 위에서 쓸데없는 제스처가 너무 많다. 구심의 판정 하나에 너무 쉽게 흔들리고, 멘붕에 빠진다. 코칭스태프와 동료들이 옆에서 조언을 해도 변하지 않는다. LG 구단은 3년 전 메이저리그에서 1선발 에이스로 활약했던 모습을 살려보려고 루카스에게 90만 달러를 투자했다. 하지만 올 시즌 루카스의 모습은 빅리그에서 고전하고 마이너리그로 떨어진 최근 2년에 가깝다.
어쩌면 다소 늦었을지도 모른다. kt는 약 3주전 앤디 시스코를 방출했고, 그 자리에 외국인타자 댄 블랙을 넣었다. NC는 100만 달러를 들인 찰리 쉬렉을 재크 스튜어트로 교체했다. 두산도 지난 13일 연봉 60만 달러의 유네스코 마야를 앤서니 스와잭으로 바꿨다. 이에 앞서 두산은 외국인타자 잭 루츠를 조기에 퇴출하고 데이빈슨 로메로를 뽑기도 했다. 경쟁자들이 바쁘게 움직이며 전력을 재정비하는 동안, LG는 한나한의 복귀와 루카스의 반등만 하염없이 바라봤다. 
LG는 미국에 스카우트를 보내지 않은 상태다. 때문에 루카스 교체를 결정한다고 해도, 새로운 외국인투수를 뽑기까지 시간이 필요할 수 있다. 그런데 LG는 곧바로 쓸 수 있는 카드가 있다. 2018시즌까지 임의탈퇴로 묶여있는 레다메스 리즈다. 지난달 24일 피츠버그에서 지명할당된 리즈는 다른 팀을 찾지 못하고, 피츠버그 산하 트리플A 팀인 인디애나폴리스로 내려갔다. 현재 리즈는 FA와 마찬가지인 상태로, 자신이 원하는 팀으로 이적이 가능하다.
물론 리즈가 LG로 돌아오기 위해선 리즈의 의사부터 확인해야 한다. 메이저리그 도전을 포기하지 않은 상태라면, LG 역시 다른 선수로 시선을 돌릴 수밖에 없다. 그런데 LG는 지금까지 수차례 외국인선수를 영입하면서 누적된 리스트가 있다. 급하면 지난해 반등의 발판을 마련했던 리오단을 데려오는 것도 가능하다. 독립리그 브릿지포트 블루피시에서 뛰고 있는 리오단은 올 시즌 7경기 40⅔이닝을 소화하며 2승 0패 평균자책점 2.87을 올리고 있다. 리오단이 KBO리그를 정복한 투수는 아니지만, 지난해 경기당 평균 6이닝을 소화하며 이닝이터 역할은 수행했다.
LG는 14일 대전 한화전 선발투수로 루카스를 예고했다. 이날 등판이 루카스에게 얼마 남지 않은 한국무대가 될지는 LG의 선택에 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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