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뢰투’ 박종훈, 새 거인 킬러 떠올랐다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5.06.14 19: 48

새 자이언츠 킬러인가. SK 잠수함 박종훈(24)이 롯데전에서 또 한 번 호투했다. 유독 롯데만 만나면 잠수함의 어뢰가 목표물을 향해 맹렬히 발진하는 모습이다.
올 시즌 SK의 5선발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는 박종훈은 14일 인천SK행복드림구장에서 열린 롯데와의 경기에서 6⅓이닝 동안 95개의 공을 던지며 3피안타 3볼넷 6탈삼진 무실점 역투를 선보였다. 박종훈이 선발로 나서 6이닝을 넘게 던지며 3실점 이하를 기록한 것은 개인 통산 처음 있는 일이다. 지난 3일 수원 kt전(6이닝 3실점)에 이어 시즌 두 번째 퀄리티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였다.
빠른 공(63개) 최고 구속은 133km에 머물렀지만 주무기로 사용한 커브(32개)의 위력이 워낙 엄청났다. 특유의 낮은 릴리스포인트에서 나오는 커브는 홈 플레이트 근처에서 떠오르며 스트라이크존 곳곳을 찔렀다. 좌타자를 상대로는 몸쪽 높게 크게 솟구치기도 하며 헛스윙을 유도했다. 이날 박종훈은 6개의 삼진을 잡아냈는데 그 중 5개가 커브였다. 롯데 타자들은 박종훈의 커브에 타이밍을 거의 맞히지 못했다.

롯데를 상대로 워낙 강했던 박종훈이었다. 올 시즌 롯데를 상대로 2경기에서 11⅓이닝을 던지며 1승 평균자책점 1.59로 강했다. 프로 데뷔 후 첫 선발승(5월 6일 사직 롯데전)도 거인을 상대로 나왔다. 대개 자신이 첫 승을 따낸다든지, 첫 홈런을 친 팀을 상대로는 알게 모를 자신감을 가지는 선수들의 특징. 박종훈도 예외는 아니었다. “롯데는 예전부터 잠수함 투수의 공에 취약했다”라고 떠올린 김용희 감독이 윤희상 대신 박종훈은 이날 선발로 밀어붙인 이유도 여기에 있었다.
그런 자신감 때문인지 초반 페이스는 더할 나위가 없었다. 1회와 2회는 탈삼진 2개를 솎아내며 퍼펙트로 막아냈다. 3회에는 1사 후 오현근에게 볼넷을 내주기는 했으나 2루 도루 시도를 잡아냈고 2사 후 김대륙에게 다시 볼넷을 내줬지만 정훈을 바깥쪽 빠른공(131㎞)으로 헛스윙 삼진 처리하며 노히트 행진을 이어갔다.
안정을 찾은 박종훈은 4회 김문호를 3루수 뜬공으로, 아두치를 1루수 땅볼로, 그리고 황재균을 118㎞ 커브로 헛스윙 삼진 처리했다. 5회에는 1사 후 최준석에게 좌익선상에 떨어지는 2루타로 이날 첫 안타를 허용했으나 박종윤을 중견수 뜬공으로 잡아내며 한숨을 돌렸고 오현근도 커브로 헛스윙 삼진 처리하며 0의 행진을 이어나갔다. 6회에는 김대륙을 중견수 뜬공, 정훈을 2루수 땅볼, 그리고 김문호를 다시 커브로 헛스윙 삼진 처리하며 가뿐히 6이닝 고지를 밟았다. 투구수는 81개로 경제적이었다.
물론 7회 위기를 넘기지 못한 것은 아쉬웠다. 1사 후 황재균 강민호에게 연속 안타를 맞으며 이날 첫 연타를 허용했다. 이어 최준석의 타석 때는 제구가 급격하게 흔들리며 볼넷을 내주고 1사 만루를 만들어주고 마운드를 내려갔다. 팀 타선이 1점도 뽑아주지 못해 지나치게 실점을 하지 않아야 한다는 강박관념이 위기를 불렀다. 타선 지원이 다소 아쉬웠던 한 판. 시즌 2승 달성에도 실패했다.
그러나 박종훈을 구원한 전유수가 실점 없이 이닝을 넘기며 박종훈의 실점은 올라가지 않았다. 설사 실점이 있었다고 하더라도 박종훈이 이날 든든한 투구를 펼쳤다는 것, 롯데를 상대로 강세를 보였다는 점은 분명했다.
skullboy@osen.co.kr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