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안타' 홍성흔 "파이팅 하나로 여기까지 왔다"(일문일답)
OSEN 조인식 기자
발행 2015.06.14 21: 11

홍성흔(38, 두산 베어스)이 기나긴 여정 끝에 대망의 우타자 최초 통산 2000안타 고지에 등정했다.
홍성흔은 14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2015 타이어뱅크 KBO리그’ NC 다이노스와의 경기에 팀의 6번타자(지명타자)로 선발 출장해 4타수 2안타로 멀티히트를 기록하며 2000안타 고지에 등정했다. 양준혁, 전준호(이상 은퇴), 장성호(kt), 이병규(9번, LG)에 이은 KBO리그 통산 5번째 기록이자 우타자로는 최초다. 팀도 NC를 6-2로 꺾고 2연승으로 위닝 시리즈를 달성해 홍성흔은 겹경사를 맞았다.
이날 이전까지 통산 1998안타로 대기록에 안타 2개만을 남겼던 홍성흔은 2회초 선두타자로 나온 홍성흔은 첫 타석에 2루수 플라이로 물러났다. 그러나 팀이 3-2로 역전한 3회말 2사 1루에 다시 나와 선발 이재학을 상대로 날카로운 타구를 쳤다. 빠르게 날아간 공은 3루수 지석훈의 글러브를 맞고 튀어나오는 내야안타가 됐다.

2000안타까지 남은 하나의 안타도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아 터져 나왔다. 홍성흔은 다음 타석인 5회말에 3루 땅볼로 물러났지만 7회말 1사에 최금강을 상대로 외야 우중간을 가르는 2루타로 출루해 대기록을 만들어냈다. 대주자 장민석으로 교체된 홍성흔은 팬들의 환호를 받으며 벤치로 들어왔고, 7회말 공격이 끝난 뒤 다시 팬들에게 인사했다.
지난 1999년 OB에 입단한 홍성흔은 파이팅 넘치는 플레이로 팬들의 사랑을 받기 시작했다. 그해 4월 30일 대구 삼성전에서 데뷔 첫 안타를 뽑아냈던 홍성흔은 신인왕에도 등극했다. 이후 2006년까지 공격형 포수로 이름을 날렸던 홍성흔은 미트를 놓고 방망이에만 집중하며 더욱 좋은 타격 성적을 냈다.
2009 시즌을 앞두고는 두산을 떠나 롯데로 이적해 4년을 뛰었다. 그리고 2012 시즌을 마치고 다시 친정으로 돌아와 세 번째 시즌인 올해 대망의 2000안타를 달성하는 감격을 맛봤다. 통산 6622타수 만에 나온 2000번째 안타였다. 첫 안타를 기록한 날부터 2000안타까지는 총 5889일(16년 1개월 14일)이 걸렸다.
다음은 홍성흔과의 일문일답.
▲ 소감은?
- 홈에서 치고 싶었다. 운이 좋은 선수라는 것을 다시 한 번 느꼈다. 2000안타를 치기는 했지만 혼자 힘이 아니다. 김인식 감독님부터 김태형 감독님까지 계속 기용해주셔서 이런 결과가 나온 것 같다. 1999년에 입단해 두산 팬분들과 롯데 팬분들이 응원해주신 덕분에 대기록을 달성해 감사하게 생각한다.
▲ 기억에 남는 안타는?
- 프로 첫 안타다. 지금은 돌아가신 박동희 선배님을 상대로 친 안타였다. 김인식 감독님이 2군에 보내실 때 ‘다시 올리기 위해 내리는 것이다. 열심히 해보자’라고 말씀해주신 것이 큰 힘이 됐다.
▲ 오래 버틸 수 있었던 비결은
- 파이팅 하나로 시작해서 파이팅 하나로 먹고 사는 것 같다. 이승엽 같은 대선수도 아니지만 선수들과 융화되고 파이팅하는 것 하나로 여기까지 왔다. 이것을 잃지 않고 계속 한다면 더 많은 안타가 나오지 않을까 생각한다.
▲ 김경문 감독이 포수를 포기하게 한 것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나?
- 좋은 결정을 해주신 것이다.
▲ 부담도 있었나?
- 올해 중심을 못 잡고 친 것이 사실인 것 같다. 다른 선수는 신경 쓰지 않았겠지만 우타자 최초라는 것 때문에 중심을 잡지 못했다. 김태형 감독님이 매일 타격 지도를 해주시는데, 상체를 세우라고 말씀하셨다. 그리고 편안하게 하면서 페이스가 올라왔다.
▲ 올해도 2군에 한 번 다녀왔는데?
- 김인식 감독님이 2군에 보내셨을 때도 필요한 선수라고 해주셨는데 김태형 감독님도 좌절하지 말라고, 벤치에 있는 것만으로도 든든하다고 말씀해주셨다. 그게 터닝 포인트가 된 것 같다.
▲ 올해는 희생번트도 많이 댔다.
- 의미 없이 아웃되면 팀 분위기에도 영향이 있을 것 같았다. 감독님은 원하지 않으셨을 수도 있겠지만 내가 안 좋다는 것을 알고 있어서 서슴없이 번트를 했다.
▲ 2000안타 순간 생각은?
- 여기서 쳐야 한다는 생각밖에 없었다. 홈 팬들 앞에서 치고 싶었고, 장원진 코치님도 초구를 노리라고 해주셨다.
▲ 인생에서 가장 까다로웠던 투수는?
- 류현진이었다. 내 통산 타율을 까먹게 한 선수였다. 안타를 하나밖에 치지 못했던 시즌도 있었다.
▲ 보고 배울 수 있었던 선배는?
- 양준혁 선배가 배울 점이 많았다. 내야 땅볼을 치고도 열심히 뛰는 모습을 보고 나도 오래 뛰면서 저런 기록을 남기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 앞으로의 목표는?
- 2000경기가 남은 것 같다(웃음). 여기서 페이스가 더 떨어지면 욕을 먹을 것 같다. 지금은 페이스를 찾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지금은 믿음이 떨어진 상태지만 홍성흔이 나왔을 때 이 선수가 해줄 것이라는 믿음을 찾는 것이 목표다.
▲ 200홈런의 의미는?
- 1999년부터 2008년까지는 똑딱이나 마찬가지였다. 그러다 롯데에서 김무관 코치님을 만나서 장타를 많이 치게 됐다. 많은 코치님들이 잘 가르쳐주셨지만 김무관 코치님이 좋은 메커니즘을 알려주셔서 장타가 많이 나왔다.
▲ 2000안타를 치고 떠오른 사람은?
- 역시 가족이다. 그동안 죽을 만큼 괴로웠다. 아내도 그렇고 화리도 이제 댓글을 다 본다. 항상 후회 없이 하라고 응원해준 것이 큰 힘이 됐다.
▲ 두산에 오며 2000안타까지 생각했나?
- 구단주님이나 사장님도 다른 팀으로 갔던 선수를 불러주신 것은 처음이었다. 반대했던 팬들도 많은 것으로 알고 있다. 구단주님과 사장님, 단장님께 감사한다. 기회를 한 번 더 만들어주셨다. 두산은 다른 팀으로 간 선수를 FA로 부르는 경우가 없어서 조심히 나가라는 말씀도 해주셨다(웃음). 분위기를 잡아 달라고 부르신 것이라 더 열심히 하려고 노력할 것이다. 선수들도 잘 해주고 있다. 프런트에도 감사한다.
▲ 두산의 장점은?
- 딱 하나 꼽자면 집중력이다. 하나로 뭉치는 힘과 집중력이 놀라울 정도로 대단한 팀이다. 자기관리도 잘 하는 것 같고 승부욕도 강하다. 원준이가 오면서 좌완투수들도 좋아지고, 노경은이나 윤명준이 자리를 잘 잡아주면 우승도 생각해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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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실=박준형 기자 soul1014@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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