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는 곧 기록입니다. 숫자만으로도 녹색 다이아몬드가 머릿속에 펼쳐질 수 있다는 사실은 야구만이 갖는 매력이 아닐까요. 그라운드의 숨은 기록을 새롭게 밝혀내 독자 여러분께 즐거움을 드리겠습니다.
KBO리그 선수에게 골든글러브는 단 한 번이라도 거머쥐고싶은 거대한 목표다. 해당 포지션에서 가장 뛰어난 선수라는 영광을 안을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재 KBO리그는 수비와 공격을 나누지않고 골든글러브로 통합해 수상하고 있는데, 보통은 공격력이 높은 선수가 골든글러브를 가져갔다. 타격성적이 높으면 곧 골든글러브 수상자가 될 가능성이 훨씬 높아지며, 수비능력은 참조사항 정도다.
그런데 이 '공격력'을 객관적으로 따질 지표는 무엇이 있을까. 한 시즌 공격력이 높은 선수를 뽑아야하기 때문에 단순히 타율이나 OPS 등 비율성적이 좋은 선수가 수상하는 건 아니다. 흔히 사용하는 누적성적이라면 타점이나 홈런, 최다안타, 도루 등이 있는데 이것 역시 타점과 홈런, 도루 등 각 성적의 가중치가 다르기 때문에 단순히 적용하기에는 곤란하다.

여기에서 유용하게 쓸 수 있는 성적이 바로 RC(Runs Created)다. 세이버메트리션 빌 제임스가 개념을 제시한 성적으로 팀 출루율과 총루타를 곱하면 한 해 총 득점과 거의 일치한다는 점에서 출발했다. 지금은 여러 번 수정을 거쳤는데, 도루까지 포함시켜 주루능력까지 반영되도록 했다. RC는 누적성적이고, 한 시즌 특정선수가 몇 득점이나 생산했는지 말해주기 때문에 역대 골든글러브 수상자를 예측하는데 있어서 높은 정확도를 보여줬다.
프로야구 공식 기록업체인 스포츠투아이는 자체적으로 개발을 거듭한 RC를 제공하고 있다. 이에 따르면 6월 14일 현재 각 포지션 별 RC 1위(외야수는 3명)는 다음과 같다.
포수: 강민호(롯데), 1루수: 에릭 테임즈(NC), 2루수: 야마이코 나바로(삼성), 3루수: 황재균(롯데), 유격수: 김하성(넥센), 외야수: 유한준(넥센)·최형우(삼성)·이용규(한화), 지명타자: 이호준(NC)
현재 리그 RC 1위는 테임즈로 78.81을 기록 중이다. NC의 팀 득점이 357점인데, 홀로 22% 정도를 책임지고 있다. 당연히 1루수 가운데서도 1위를 달리고 있다. 올 시즌 부활에 성공한 강민호는 현재 홈런 23개로 리그 1위인데, RC 67.62로 포수 1위와 전체 3위를 유지하고 있다. 작년 가장 뜨거웠던 2루수 포지션, 올해는 나바로가 RC 46.14로 1위인데 전체 12위에 해당한다. 작년 골든글러브를 아쉽게 놓쳤던 황재균은 RC 50.71로 전체 7위를 기록 중이다.
유격수 RC 1위는 김하성이 달리고 있다. RC 50.57, 전체 8위다. 리그를 지배했던 유격수 강정호가 떠났지만 그 후예는 만만찮은 타격을 자랑하고 있다. 외야수는 유한준(RC 74.16), 최형우(RC 52.99), 이용규(RC 52.22)가 각각 2위, 5위, 6위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지명타자는 통산 300홈런을 눈앞에 둔 이호준이 1위로 RC 49.40을 기록 중이다.
팀 별로 보면 롯데가 2명, NC가 2명, 넥센이 2명, 삼성이 2명, 한화가 1명이다. 10개 구단 가운데 5개 구단이 포지션별 1위를 차지하고 있다. 물론 투수는 여기서 빠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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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2014년 골든글러브 수상자.
기록- 스포츠투아이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