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6월 1위 행진…이것이 '김성근의 법칙'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5.06.15 05: 57

한화가 6월 1위 행진을 질주하고 있다. 어느덧 시즌 첫 '+5'를 만들며 5강 한 자리를 굳히고 나섰다.
한화는 지난주 6경기에서 5승1패로 개막 후 최고의 한 주를 보냈다. 시즌 성적 34승29패, 승률 5할4푼 5위. 특히 6월 12경기 8승4패로 10개 팀 중 1위에 올라있다. 위기의 6월이 될 것으로 우려됐지만, 막상 뚜껑을 열어 보니 가장 좋은 페이스다. 과연 이것이 우연일까.
▲ 4월24일 김성근 감독의 예언

익히 알려진 대로 김성근 감독은 4월 초반 승부를 중요시하게 여긴다. 한화는 초반부터 전력으로 승부했고, 4월까지 13승11패로 +2에 성공했다. 지난 4월24일 김성근 감독은 대전 SK전을 앞두고 "4월에 달려놓으면 5월 중순쯤에 피로가 와서 조금 가라앉을 수 있다. 하지만 계산을 갖고 움직일 수 있기 때문에 6월부터는 다시 서서히 올라갈 수 있다"고 말한 바 있다.
실제로 한화는 5월에 13승14패로 주춤했다. 그러다 6월에 다시 반등했다. 그것도 월간 리그 최고 성적을 찍고 있다. 이에 김성근 감독은 "우리는 그동안 해놓은 연습량이 있다. 6월 이후 다른 팀들이 지치고 힘들 때 우리는 연습한 것이 있으니까 그대로 갈 수 있다. 팀 자체가 모양새가 갖춰졌다. 이제 각자가 무엇을 해야 할지 알고 그 자리에서 움직인다. 나도 선수를 어떤 모양으로 써야할지 구별이 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김 감독의 말대로 6월의 한화는 투타의 밸런스가 완벽하게 맞아떨어지고 있다. 6월 팀 평균자책점 1위(3.61), 팀 타율 3위(.289)에 랭크돼 있다. 6월에 거둔 8승을 모두 역전승으로 장식할 정도로 팀에 끈기가 붙었다. 김 감독은 "이제는 다른 팀에서 우리를 이전처럼 쉽게 보지는 못할 것이다"고 자신했다.
▲ 김성근 감독 팀은 6월에 강했다
한화뿐만이 아니다. 김성근 감독의 팀은 전통적으로 6월에 강했다. 2002년 LG에서는 4월에 10승12패(.45%)로 출발한 뒤 5월에 9승13패1무(.409)로 7위까지 처졌다. 하지만 6월 13승6패2무(.684)로 급반전을 이루며 5위로 마쳤고, 7월 첫 날 승리와 함께 4위로 점프했다. 결국 그해 페넌트레이스 4위로 포스트시즌에 올랐고, 한국시리즈 준우승까지 일궈낸 바 있다.
2007~2011년 5년 동안 SK에서도 김 감독 팀의 사이클은 변함이 없었다. 이 기간 SK는 4월 82승29패5무(.730)로 무섭게 초반 스퍼트를 하며 다른 팀들을 멀찍이 떨어뜨려 놓았다. 그러다 5월 65승55패3무(.542)로 잠시 주춤했지만, 6월에는 77승37패2무(.657)로 다시 치고 올라갔다. 올해 한화도 4월부터 5월을 거쳐 6월까지 비슷한 그래프를 그려가고 있는 중이다.
물론 4월 스퍼트가 SK 시절처럼 압도적인 수준은 아니었지만 수년간 4월에 고전한 한화라는 것을 감안하면 굉장한 호성적이었다. 김 감독의 야구가 완벽하게 뿌리 내리는 데에는 시간이 필요했고, 6월에는 완전히 정착된 모습이다. 김 감독은 "이제 팀에 어느 정도 안정성이 생기지 않았나 싶다"고 자평했다.
▲ 선두권 진입? 아직은 아니다
순위는 5위이지만 어느덧 선두권을 바짝 위협하고 있다. 1위 NC와 승차가 2.5경기밖에 되지 않는다. 이제는 5강을 넘어서 선두권까지 바라봐도 무방하다. 6월 이 좋은 기세가 이어진다면 꿈도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김성근 감독은 신중한 모습. 6월까지 승패 마진 +7을 목표로 설정해 매경기 집중한다.
김 감독은 "아직 위로 올라갈 수준은 아니다. 지금 팀이 (베스트가 아닌) 이 상태라서 그만한 긴장감이 드는 것인지도 모른다"며 "옛날 SK에서는 잡으러 들어가는 경기를 충분히 계산하며 움직였다. 2승1패를 해도 불만일 때가 있었다. 지금의 한화는 아직 그런 계산을 할 만한 팀이 아니다"는 점을 밝혔다.
'월말에는 선두권 진입이 가능할 수 있을까'라는 질문에도 김 감독은 "글쎄, 우린 여기서 계속 왔다 갔다 하는 것 아니겠나"면서도 "여기서 3~4연승으로 분위기를 타면 올라갈 수도 있을 것이다"고 말했다. 올해 유일하게 4연승 없는 팀이 한화인데 연승을 길게 가져가는 것을 선두권 진입의 조건으로 봤다.
선수들은 어떻게든 6월까지 버텨보자는 마음이다. 시즌 내내 꾸준하게 맹활약하고 있는 이용규는 "우리 선수들은 지금 무조건 이겨야겠다는 마음이 강하다. 초반에 잘 버텨왔기 때문에 여기서 무너지면 안 된다. 부상 선수들이 돌아올 때까지는 어떻게든 지금 성적을 유지해야 한다. 부상 선수들이 오면 더 좋아질 테니 지금의 선수들이 더 버텨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waw@osen.co.kr
 
대전=지형준 기자 jpnews@osen.co.kr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