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패를 끊으며 겨우 한숨을 돌렸지만 아직 갈 길이 멀다. 8위까지 처진 롯데에 마운드 재정비가 가장 시급한 과제로 떠올랐다. 뾰족한 수가 아직은 보이지 않는 가운데 재정비가 늦어지면 늦어질수록 반등 시점은 요원해질 수밖에 없다.
롯데는 14일 인천SK행복드림구장에서 열린 SK와의 경기에서 1-0으로 간신히 이겼다. kt와의 주중 사직 3연전에서 싹쓸이 패배의 충격을 당한 롯데는 SK와의 주말 3연전에서도 먼저 두 판을 내주고 마지막 경기에서 이기며 가까스로 5연패 늪에서 탈출했다. 일단 연패에서 벗어났다는 데 의의를 둘 수 있는 한 판이었다. 그러나 타선은 득점권 집중력이라는 아쉬움을 남겼고 마운드의 문제가 해결됐다고 보기는 어려웠다.
어쩌면 완봉보다는 영봉승이 더 필요했을 롯데였다. 마운드가 흔들리고 있는 상황에서 선수 하나의 힘에 의존한 경향이 컸기 때문이다. 이날 롯데 선발로 나선 조쉬 린드블럼은 9이닝 동안 단 3개의 안타와 하나의 볼넷만을 허용하는 역투 속에 한국무대 첫 완봉승을 따냈다. 대단한 업적으로 칭찬할 수 있지만 이 완봉승이 롯데 마운드의 문제점을 완벽하게 덮지는 못한다.

롯데의 올 시즌 가장 큰 문제는 지금까지도, 앞으로도 마운드가 될 가능성이 크다. 올 시즌 롯데의 팀 평균자책점은 5.10으로 리그 8위다. 두산(5.16), kt(5.81)만이 롯데의 아래에 있다. 선발진은 4.89로 6위, 불펜진은 5.48로 9위다. 비교적 뛰어난 장타력을 과시하고 있는 타선의 힘에 비해 답답한 성적을 내고 있는 결정적인 이유다.
문제는 앞으로 어떠한 모습을 보여줄 수 있느냐는 것. 일단 현 시점에서 전망이 그렇게 밝지는 않다. 선발진은 린드블럼, 레일리, 송승준을 제외한 나머지 4~5선발이 관건이다. 김승회가 선발로 보직을 변경하는 등 정비에 나서고 있지만 이상화가 부진에 빠지는 등 4~5선발이 확실히 자리 잡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시즌이 흘러가고 있다. 린드블럼, 레일리가 4일 휴식 후 경기에 나서는 경우가 잦아지고 있는 이유다. 하지만 두 선수의 체력적인 부분을 고려하면 반드시 대안을 찾아야 한다.
불펜은 최근 베테랑 정재훈이 합류하는 등 역시 해법 찾기에 골몰한 상황이지만 이성민 심수창 등 좋은 활약을 펼쳤던 선수들에 부담이 큰 것이 걸린다. 이들이 부진할 경우 다시 불펜이 혼돈에 빠질 수 있다. 이명우 홍성민 등 기존 선수들 외에 새로운 얼굴이 시급한 이유다.
이종운 롯데 감독도 마운드의 약점은 인정하고 있다. 재정비의 필요성도 인정한다. 이 감독은 “현재 우리 팀은 4~5선발이 약한 상황이다”라며 전체적인 측면에서 긴 호흡의 구상이 필요하다고 생각하고 있다. 그러나 당장 어떠한 재구성을 할 여건은 부족함을 시사했다. 이 감독은 “시즌을 치러가면서 해야 하는 부분이라고 생각한다”며 고민을 드러냈다. 기존 전력의 재배치, 새 얼굴의 등장 등으로 롯데 마운드가 안정을 찾아갈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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