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를 대한민국의 국기로 승화시키는 꿈을 꾼다."
지난 14일 오전 인천 문학월드컵보조경기장에 축구를 사랑하는 동호인들이 한 데 모였다. 무대는 제27회 국민생활체육 인천광역시 연합회장기 축구대회 개회식. 이번 대회는 14일부터 21일까지 2주간 보조경기장 외 인천 일대에서 열린다. 개회식에는 김도훈 인천 유나이티드 감독을 비롯해 미추홀 스타 이천수 등이 참석해 자리를 빛냈다.
유독 눈에 띄는 인물도 있었다. 지난 2004년부터 12년째 인천시축구연합회 회장을 맡고 있는 윤상현(53) 새누리당 의원이다. 축구를 사랑하고 스포츠를 좋아하는 그의 입가엔 내내 미소가 떠나지 않았다. 축제의 한마당이 시작되니 그럴만도 했다. 이번 대회의 총사령관인 윤 의원을 만나 대화를 나눠봤다.

"매년 연합회장기 축구대회를 하고 있다. 올해도 70여 개 이상의 팀이 모여 자웅을 겨룬다. 단지 축구를 좋아해서만 참여하는 게 아니라 축구를 통해 어깨를 부대끼며 인천과 축구의 발전을 같이 생각할 수 있는 기회다. 동호인들도 모두 느끼고 있는데 인천의 발전을 위해 가장 앞장설 이들이다. 인천 시민 여려분들도 나를 비롯한 동호인분들의 충정을 널리 헤아려 주길 바란다."
윤 의원의 축구 사랑은 지극했다. 그는 "어렸을 때 축구 선수가 꿈이었다. 중학교에 올라가면서 축구 선수의 꿈을 접고 다른 길을 갔다"며 "10년 넘게 인천시축구연합회 회장을 맡고 있다. 동호인들의 활성화를 통해 내가 못 이룬 축구 발전의 꿈을 이루고 싶다"고 말했다.
윤 의원은 만능 스포츠맨이다. 배드민턴연합회와 대한씨름협회 자문위원을 지냈고, 세계합기도협회 한민족기도 무술협회 부총재도 역임했다. 그는 "20년 가까이 배드민턴을 쳤을 정도로 정말 좋아한다. 씨름도 재미있다. 태권도와 합기도도 했다"며 "경기를 통해 화합 하면서 대의를 나누고 싶다. 특히 땀 흘리는 운동을 좋아한다"고 미소를 지었다.
윤 의원의 꿈은 소박하지만 원대하다. 생활체육을 통해 축구의 발전을 이루고, 그를 통해 국가가 발전하길 꿈꾸고 있다. "생활체육과 엘리트체육이 상부상조를 통해 함께 나아가야 한다. 내년에는 생활체육과 엘리트체육이 통합해서 한 개의 단체로 출범한다"는 윤 의원은 "연합회와 엘리트체육이 함께 갈 수 있는 길이 될 수 있다. 엘리트체육의 부정적인 면이 없어지고 새로운 축구, 긍정적인 축구를 볼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윤 의원은 이어 "축구는 대한민국의 국기다. 축구의 원조국이라면 잉글랜드를 떠올리는데 난 한국이라고 생각한다. 삼국유사에 보면 김유신과 김춘추가 가죽을 둘둘 말아서 공놀이를 했는데 이른바 축구의 효시인 축국이다. 축국을 통해 처남매부의 연을 맺고 삼국통일이라는 대의를 위한 의기투합을 했다. 축구는 그만큼 나라를 발전시키고 통합을 가져오는 데 최고의 종목이자 국기가 될 수 있다. 축구를 대한민국의 국기로 승화시키고 싶은 꿈이 있다"고 덧붙였다.
12년째 연합회 회장을 역임해오다 보니 어려움도 있었다. 윤 의원은 "동호인들이 운동할 수 있는 구장이 없다. 초중고의 운동장을 쓰게 되는데 무리하게 이용료를 부과하는 경우가 있다. 그간 인천시와 협조해 이용료를 경감시키고자 노력해왔다"고 설명했다.
윤 의원은 축구인 답게 12년 만에 월드컵 무대에 진출한 여자 축구대표팀을 향해 응원의 메시지도 잊지 않았다. "우리 여자들은 강하고, 큰 기질이 있다. 박세리를 비롯한 골프 낭자들, 피켜스케이팅 김연아, 세계적인 발레리나 강수지, 여성대통령 박근혜 등 대한민국 여성들에겐 큰 기질이 있다"는 윤 의원은 "셰익스피어가 '약한 자여 그대 이름은 여자이니라'고 말했지만 한국의 여자야말로 가장 강한 분들이다. 오히려 남자 축구가 못 이룬 꿈을 여자 축구가 이룰 것이다. 그런 시기가 꼭 도래할 것이다. 여자 축구 화이팅!"이라고 응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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