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수에서 만점 플레이를 펼치고 있는 허경민(25, 두산 베어스)이 팀에 없어서는 안 될 선수로 확실히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허경민은 이번 시즌 35경기에서 타율 3할1푼9리, 9타점으로 쏠쏠한 활약을 해주고 있다. 5월 타율 3할1푼9리(47타수 15안타), 6월 타율 3할1푼4리(35타수 11안타)로 꾸준한 모습 역시 허경민의 장점이다. 수비에서는 2루수와 3루수, 유격수를 모두 소화할 수 있어 활용도가 매우 높다.
전천후 내야수인 허경민의 도움 속에 두산은 34승 25패로 3위를 달리며 1위 NC와 2위 삼성을 반경기차로 추격 중이다. 김태형 감독은 “허경민의 페이스가 좋다. 자기 몫을 잘 해줘서 팀의 여러 부분이 잘 들어맞고 있다”며 좋은 모습을 보이는 그를 칭찬했다.

지난해까지는 타격보다 수비나 주루 플레이로 주목을 받았지만, 올해는 방망이가 매서워졌다. 타격이 좋아진 비결엔 작은 변화가 있었다. 허경민은 “배트를 짧게 쥐는 것이 바뀐 점이다. 타격과 수비에서 기술도 중요하지만 심리적인 면이 더 중요한 것 같다. 일희일비하지 않으려고 한다”며 정신적으로도 바뀐 부분을 짚고 넘어갔다.
투혼 역시 빛났다. 지난 7일 잠실 넥센전에서는 타구에 팔을 맞고도 타구를 끝까지 처리하는 투지 넘치는 플레이로 팀 승리에 힘을 보탰다. 허경민은 “그때 아팠는데 교체되면 대신 나가는 선수가 부담될까봐 최소한 그 이닝까지라도 마치자고 생각했다”고 당시 상황을 돌아봤다. 백업으로 뛴 경험이 풍부했기에 뒤에 나올 선수들을 배려하는 마음가짐도 가지고 있는 허경민이다.
그런 투혼을 발휘할 수 있었던 것은 다른 이들에게 뒤지지 싶지 않다는 근성도 있었기 때문이다. 허경민은 “누군가가 빠져서 졌다는 소리는 듣고 싶지 않다. (최)주환이 형과 (정)진호 형도 같은 마음이다. 백업 선수가 나가서 이기면 팀도 강해질 수 있을 것이다”라며 필요할 때면 언제든 나가 승리에 기여하겠다는 마음가짐도 드러냈다.
최근 오재원이 선발 라인업에 복귀하며 다시 백업 위치로 돌아갔지만 허경민은 오재원이나 김재호, 데이빈슨 로메로가 쉴 경우 언제든 선발로 출장할 준비가 되어 있다. 지명타자인 홍성흔이나 1루수 오재일에게 휴식이 필요해지면 로메로를 지명타자나 1루수로 돌리고 허경민이 3루수로 뛰는 것도 활용 가능한 그림이다.
개인적인 목표를 묻자 의외로 소박한 답이 돌아왔다. 허경민은 “개인적으로는 지난해 좋지 않아서 실망한 부분이 있는데, 지난 시즌보다 잘 하는 것이 목표다”라고 조심스럽게 말했다. 시즌 초 1군 엔트리에서 말소된 적이 있을 정도로 햄스트링이 약간 좋지 않아 도루 시도(1회)가 적은 것을 제외하면 허경민은 최고의 시즌을 보내고 있다. 올해 포함 1군에서 네 시즌을 보내며 부쩍 성장한 허경민은 두산이 이번 시즌 내놓은 히트상품 중 하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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