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트윈스와 잭 한나한(35)의 인연은 여기까지였다. LG는 지난 15일 KBO에 한나한의 웨이버 공시를 요청, 한나한의 대체자로 루이스 히메네스(27)를 영입했다고 발표했다.
한나한은 지난달 7일 잠실 두산전부터 1군 무대에 올랐고, 32경기에서 타율 3할2푼7리 4홈런 22타점 OPS 0.923으로 수준급 타격을 증명했다. 그러나 지난 14일 몸 상태가 안 좋아 대전 한화전을 결장하더니 다음날 LG를 떠나게 됐다.
양상문 감독은 “한나한의 몸 상태에 대한 걱정이 항상 있었다. 타석에서 좋은 역할을 해줬는데 수비는 계속 안 됐다. 지금 상태로 계속 출장하다가는 타격마저도 안 될 수 있는 상황이었다”고 허리와 종아리 부상을 안고 있는 한나한이 더 이상 뛸 수 없는 상황에 직면했음을 전했다.

실제로 한나한은 전력으로 주루플레이가 안 될 정도로 고통 속에서 그라운드를 밟았다. 주포지션은 3루지만, 1루수를 소화하기에도 벅찼다. 타석에서도 스윙을 할 때마다 허리에 고통이 동반됐다.
LG 구단 고위관계자는 “한나한이 그동안 선수생명을 걸고 우리 팀에서 뛰었다. 앞으로 다시 야구를 할 수 있을지 장담할 수 없을 정도로 몸이 안 좋다”며 “적어도 올해는 다른 곳에서도 뛰지 못할 것 같다고 하더라. 부상 속에서도 팀에 모범을 보인 만큼, 나중에 야구 관련 업무를 한다면, 여기를 생각하라고 했다. 기회가 온다면 우리 팀과 인연을 이어가자고 했다”고 밝혔다.
LG는 지난겨울 한나한을 영입, 수비에선 한나한으로 핫코너를 메우고, 공격에선 한나한에게 6번 타자 해결사 역할을 부여하려고 했다. 하지만 한나한은 애리조나 스프링캠프 2주차부터 종아리 통증을 느꼈고, 다시 그라운드에 서기까지 3개월 이상 걸렸다. 시즌이 시작한지 한 달이 훌쩍 지났는데 1군 무대는 물론, 퓨처스리그서도 한나한은 보이지 않았고, 태업 논란까지 일었다.
그러자 LG 선수들과 코칭스태프는 “한나한은 절대 태업을 할 선수가 아니다”며 한나한을 변호했다. 메이저리그 614경기 경력의 베테랑 선수로서 팀을 먼저 생각하는 습관이 몸에 뱄고, 누구보다 진중하게 연습에 임한다며 한나한의 복귀를 기다렸다.
한나한은 LG를 떠나며 “LG에 정말 미안하다. 나를 향한 기대가 컸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사실 야구를 시작하고 이렇게까지 열심히 해본 적은 없었던 것 같다. 그런데 수비가 안 되니까 팀에 큰 도움이 되지 못했다”라며 미안한 마음을 전했다고 한다.
한편 LG 구단은 한나한이 원할 때까지 한국에 머물도록 지원한다. LG 구단 관계자는 “한나한이 현재 가족들과 함께 있는 만큼, 한나한에게 충분히 한국을 즐기다가 가라고 했다. 워낙 자세가 좋았던 선수라 떠나보내는 우리 입장도 안타깝다. 방출된 선수와 한 시간 이상 이야기를 나눈 것도 처음인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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