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격 30걸 중 단 1명…KIA 방패로 산다
OSEN 이선호 기자
발행 2015.06.16 13: 00

방패야구로 먹고 산다.
KIA는 15일 현재 30승30패를 기록하고 있다. 순위는 7위. 그러나 1위 NC와는 5경기차, 4위 넥센과는 3.5경기차이다. 1위~4위가 1.5경기차로 좁혀진 대혼전이다. 예전 같으면 KIA는 4강의 사냥감이었을 것이다. 그러나 올해는 잘 버티고 있다. 요즘엔 4강팀들과 대결에서도 밀리지 않는다. 
 

타격을 보면 한숨이 절로 나온다. 타격 30걸 가운데 KIA 이름을 달고 올라간 타자는 브렛 필 한 명이다. 3할1푼2리, 18위에 랭크되어 있다. 나머지 29명은 모두 다른 팀 선수들의 이름이다. 홈런 10걸에도 KIA 이름은 없고 타점 10걸 가운데 필이 8위(48점)에 올라있다. 역시 필이 최다안타 5위(73개)에 포진했을 뿐 득점, 도루, 출루율, 장타율 10걸에도 KIA 선수들의 이름을 찾을 수 없다. 팀타율 9위(.258)의 결과이다.
그러면서도 30승을 올린 것이 신기하다. 이유는 마운드와 수비력에서 찾을 수 있다.
팀 평균자책점 4.46은 삼성(4.08)과 SK(4.14)에 이어 3위이다. 평균 자책점 1위(1.56)의 에이스 양현종과 조쉬 스틴슨(3.78)이 든든하게 버티고 있다. 여기에 9명의 선발투수들이 돌아가면서 마운드에 올랐다. "투수들이 번호표를 뽑고 대기하고 있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물량작전을 벌인다.
불펜은 한승혁, 박준표, 심동섭, 최영필, 김태영, 홍건희, 김병현 등이 지키고 있다. 불펜의 힘은 아직은 들쑥날쑥하다. 그러나 그때 그때 컨디션과 구위가 좋은 투수들이 나서서 막아주고 있다. 무엇보다 소방수 윤석민의 존재감이 크다. 13세이브를 거두며 KIA 불펜의 보루로 활약하고 있다. 이 마운드를 뒷받침하는 것이 바로 수비이다.
수비 실책 33개는 두산과 함께 최소 1위이다. 물론 실책수가 수비력을 가늠하는 절대적인 척도는 아니다. 그러나 예년에 비해 어이없는 실책은 분명히 줄어들었고 훨씬 견고해졌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수비수들의 몸놀림이 민첩해졌고 외-내야의 중계플레이도 빨라 상대의 추가 진루를 막고 있다.
유격수 강한울과 2루수 최용규가 실전경험이 쌓이면서 안정감을 보이고 있다. 3루수 이범호, 1루수 필과 함께 내야를 든든히 지키고 있다. 포수는 이성우의 활약이 돋보인다. 리드 뿐만 아니라 도루저지율도 3할1푼6리를 기록하고 있다. 투수들의 퀵모션이 빨라진 것도 저지율을 높인 이유이다. 함께 안방을 지키는 이홍구도 블로킹이 아직은 미흡한 점이 있지만 볼배합이나 2구 송구력이 갈수록 좋아지고 있다.
외야진도 빼놓을 수 없는 강화 요소이다. 신인 김호령이 센터를 지키면서 외야수들의 수비력이 월등이 강해졌다. 지금은 2군에 잠시 내려가 있지만 박준태와 함께 폭넓은 수비 범위와 탁월한 타구판단능력, 강한 어깨로 실점률을 낮추어 주었다. 두 젊은 외야수는 나란히 승리를 이끄는 결정적인 호수비를 펼치기도 했다. 상대 주자들의 추가 진루를 억제하는 효과도 있다.
지금 KIA는 전형적인 지키는 야구를 하고 있다. 실점(282점, 3위)이 리그 9위의 득점(283점)과 거의 비슷하니 5할 승부를 하고 있다. 그만큼 마운드와 수비가 중요하다는 점, 동시에 KIA에게는 공격력 강화가 4강 공략의 과제라는 점을 말해준다. 방패와 창이 겸비된다면 건곤일척 승부를 걸 수 있는 기회가 올 것이다. 과연 KIA의 반전은 찾아올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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