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브론 제임스, 준우승하고 파이널 MVP 될까
OSEN 서정환 기자
발행 2015.06.16 09: 03

NBA 파이널에서 압도적인 활약을 펼치고 있는 르브론 제임스(31, 클리블랜드 캐벌리어스)는 과연 MVP가 될 수 있을까.
클리블랜드 캐벌리어스는 2014-2015시즌 미국프로농구(NBA) 파이널 시리즈에서 2승 3패로 뒤지고 있다. 제임스는 15일 치른 5차전에서 40점, 14리바운드, 11어시스트의 대활약을 펼치고도 팀의 91-104 패배를 막지 못했다. 클리블랜드는 17일 홈에서 치르는 6차전에서 패할 경우 우승을 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에게 내주게 된다.
이번 시리즈는 골든스테이트쪽으로 분위기가 넘어갔다. 데이빗 블랫 클리블랜드 감독은 5차전에서 주전센터 티모페이 모즈코프를 9분만 출전시키고 ‘스몰라인업’을 가동했다. 상대 장점을 봉쇄하기 위해 자신들의 장점을 버렸다. 그 결과 리바운드에서 뒤진 클리블랜드는 다시 완패를 당했다. 이미 체력적, 전술적으로 소진된 클리블랜드가 쓸 수 있는 카드는 없다. 모든 것을 전적으로 르브론 제임스의 개인역량에 의존하고 있는 상황이다. 

ESPN 칼럼니스트 케빈 펠튼은 16일 ‘어느 팀이 우승을 하든 파이널 MVP는 제임스에게 줘야 한다’는 주장을 펼쳤다. 그만큼 파이널에서 보여주고 있는 제임스의 활약이 압도적이기 때문이다. 제임스는 파이널 평균 36.6점, 12.4리바운드, 8.8어시스트, 야투율 39.9%를 기록 중이다. 경기당 11.8개의 자유투를 얻어내 71.2% 성공률로 8.4개를 성공시키고 있다.
제임스는 5경기 중 3경기서 40점을 넘겼다. 1차전에서는 44점으로 파이널 개인최다득점을 갈아치웠다. 2차전(39점, 16리바운드, 11어시스트)과 5차전(40점, 14리바운드, 11어시스트)에서는 트리플더블을 작성했다. 파이널에서 멀티 트리플더블을 해낸 선수는 윌트 채임벌린, 매직 존슨, 래리 버드에 이어 제임스가 역대 네 번째다. 한마디로 막을 수 없는 수준이다.
라이벌 스테판 커리는 파이널에서 26.2점, 6어시스트, 3점슛 40.7%를 기록 중이다. 하지만 37점을 넣었던 5차전과 4쿼터 폭발한 3차전(27점, 3점슛 7방)을 제외하면 MVP다운 활약을 펼치지 못한 것이 사실이다. 개인의 역량만 놓고 보면 제임스가 커리에게 우위다.
NBA는 전통적으로 우승팀의 가장 잘한 선수에게 MVP를 줬다. 1969년 파이널 MVP가 생긴 이래 준우승팀에서 나온 MVP는 초대 1969년 제리 웨스트 단 한 명이다. 당시 웨스트가 이끄는 LA 레이커스는 파이널 7차전에서 보스턴 셀틱스에게 106-108로 패해 우승을 내줬다. 웨스트는 7차전에서 42점, 13리바운드, 12어시스트로 트리플더블을 달성하고도 패했다. 시리즈평균 37.9점, 7.4어시스트를 기록한 웨스트는 셀틱스의 존 하브리첵(28.3점, 11리바운드, 4.4어시스트)을 제치고 MVP를 따내 준우승의 아쉬움을 어느 정도 씻을 수 있었다.
하지만 미국 4대 메이저스포츠에서 준우승팀 MVP가 나온 사례는 극히 적다. NFL 슈퍼볼에서 1971년 댈러스 카우보이스의 척 하울리가 유일한 준우승 MVP다. 메이저리그 월드시리즈에서는 1960년 뉴육 양키스 2루수 바비 리차드슨이 딱 한 번 받은 적이 있다. 그만큼 매우 확률이 희박하다.
현재 제임스는 클리블랜드 공격비중의 41.1%를 혼자 차지하고 있다. 이는 1988년 마이클 조던이 기록한 40.7%를 넘는 역대최고기록이다. 제임스는 클리블랜드 야투시도의 66%에 직접적으로 관여하고 있다. 이 역시 1991년 조던이 기록한 56%를 넘는 기록이다. 역대 선수 중 파이널에서 팀 공격의 50% 이상을 책임진 나머지 선수는 코비 브라이언트, 매직 존슨, 제이슨 키드뿐이다.  
5차전까지 보여준 제임스의 활약은 분명 역대급이다. 이렇게 혼자 많은 짐을 짊어지고 잘 싸운 선수는 역사적으로 찾아봐도 흔치 않다. 하지만 MVP는 우승에 가장 큰 기여를 한 선수가 받아온 것도 사실이다. 트리플더블을 달성하고도 “패하면 기록은 의미 없다”고 말하는 제임스가 준우승을 하고 MVP를 받더라도 만족할리 만무하다.
제임스가 이번에도 우승을 못하면 6번 파이널에 올라 4번 우승에 실패하게 된다. 2연패에 성공했던 2012, 2013년 제임스는 2년 연속 파이널 MVP를 수상했었다. 과연 제임스는 비극의 주인공이 될까. 아니면 남은 시리즈에서 전세를 뒤집고 세 번째 우승을 차지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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