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이 여러 악조건에서도 승리라는 목적을 달성했다.
울리 슈틸리케 감독이 지휘하는 한국 축구대표팀은 16일(이하 한국시간) 태국 방콕에 위치한 라자망갈라 국립경기장에서 열린 2018 국제축구연맹(FIFA) 러시아 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예선 미얀마와 경기에서 2-0으로 승리를 거뒀다. 한국은 예선 첫 경기에서 승전보를 전하며 산뜻한 첫 걸음을 내딛게 됐다.
객관적인 전력만 놓고 봤을 때 한국의 승리는 당연했다.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에서 한국은 58위, 미얀마는 143위에 불과했다. 하지만 변수가 많았다. 한국은 기성용(스완지 시티)과 김기희(전북 현대)가 부상으로, 구자철과 박주호(이상 마인츠), 지동원(아우크스부르크), 김보경(위건 애슬레틱) 등이 기초 군사훈련 때에 소집되지 못했다.'

이 뿐만이 아니다. 일정도 갑자기 꼬였다. 당초 한국은 예선이 열리는 태국 방콕으로 이동하기 전 국내에서 아랍에미리트(UAE)와 평가전을 통해 전력을 점검하려고 했다. 그러나 2차예선을 말레이시아에서 갖는 UAE이 국내에서의 평가전에 난색을 표하면서 경기 장소가 국내에서 말레이시아로 바뀌고 말았다. 한국으로서는 해외 체류 시간과 비행 시간이 늘어나면서 체력적으로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가장 큰 문제는 조직력이었다. 슈틸리케 감독이 어려움을 호소할 정도였다. 주축 선수들이 대거 이탈한 만큼 처음부터 팀을 만들어야 하는 수준의 어려움이 있을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한국은 여러 어려움을 모두 극복했다. UAE와 평가전을 3-0으로 완벽하게 이기며 분위기를 띄운 한국은 미얀마와 대결에서도 2-0 완승을 차지했다.
슈틸리케 감독 입장에서는 기분 좋은 승리다. 주축 선수들이 대거 이탈해 있던 만큼 새로운 선수들의 기량을 직접 확인했고, 가능성도 확인할 수 있었다. 슈틸리케 감독으로서는 다양한 옵션이 생긴 셈이다. 또한 선수들도 주축 선수들이 없음에도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을 수 있게 됐다. 승리라는 소기의 목적과 여러 가능성을 확인한 만큼 한국에는 러시아 월드컵을 향한 기분 좋은 첫 걸음이다.
sportsher@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