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집수비에 대한 해법은 세트피스였다.
울리 슈틸리케 감독이 이끄는 축구국가대표팀은 16일 오후 9시 태국 방콕에 위치한 라자망갈라 국렵경기장에서 벌어진 2018 러시아 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에서 이재성과 손흥민의 연속골에 힘입어 미얀마를 2-0으로 제압했다. 한국은 A매치 3연승을 질주했다.
미얀마는 객관적인 전력에서 한국의 상대가 되지 못했다. 하지만 축구에서 공은 둥글다. 전력이 강하다고 꼭 골을 많이 넣을 수 있는 것이 아니다. 미얀마는 예상대로 극단적인 수비축구를 구사했다. 최전방 한 명과 골키퍼를 제외한 나머지 선수들이 전부 수비에 가담하는 장면이 대부분이었다.

경기초반 한국은 미얀마의 밀집수비에 막혀 고전을 면치 못했다. 한국은 우세한 점유율을 점했지만 공격을 전개하기에 워낙 공간이 없었다. 패스축구로 상대 밀집수비를 깨기에는 한국의 패스능력이 세밀하지 못했다. 선이 굵은 패스는 상대에게 걸리기 일쑤였다. 한국은 전반 6분 염기훈의 슈팅이 골포스트를 맞고 나왔다. 전반 12분 골키퍼까지 제친 손흥민의 슈팅은 최종수비수가 막았다.
밀집수비를 뚫을 비법은 세트피스였다. 전반 35분 코너킥 상황에서 손흥민이 올려준 공을 이재성이 가볍게 헤딩슛으로 연결했다. 미얀마 수비수들이 이정협 등에게 시선을 빼앗긴 사이 뒷공간을 파고든 이재성이 정확하게 머리로 밀어 넣었다.
경기 내내 여러 명의 수비수들에게 시달린 손흥민도 터졌다. 후반 22분 프리킥 상황에서 손흥민이 때린 강력한 프리킥이 그대로 골망을 흔들었다. 골키퍼기 미쳐 손을 쓸 엄두도 내지 못하게 강한 슈팅이었다. 손흥민의 슈팅에 미얀마의 밀집수비도 무용지물이었다.
한국은 UAE전에서도 염기훈의 프리킥 선제골로 기선을 제압했다. 결국 한국은 이용재와 이정협의 추가골까지 터져 3-0으로 크게 이겼다. 세트피스는 상대의 전력에 상관없이 골을 넣을 수 있는 효과적인 공격수단이다. 슈틸리케호의 세트피스가 갈수록 날카로워지고 있다는 것은 매우 긍정적 신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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