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수의 파죽지세, 두산 선두 도약 이끌다
OSEN 조인식 기자
발행 2015.06.17 06: 02

김현수(27, 두산 베어스)는 KBO리그에서 가장 꾸준한 선수 중 하나로 꼽힌다. 하지만 그래서 과소평가를 받는 부분도 없지 않다. 타율이 3할 언저리에 있어도 부진하다는 소리를 듣기도 한다.
최근까지도 김현수는 스스로 “방망이가 안 맞는다”라는 말을 하곤 했다. 지난 12일 잠실 NC전을 앞두고는 일찍 경기장에 나와 스스로 특타를 하며 부진에서 빠져나오려는 적극적인 노력을 기울였다. 특타 덕분이었는지 이전 2경기에서 8타수 무안타에 빠졌던 김현수는 4타수 3안타로 살아나는 모습을 보였다.
NC와의 3연전 내내 멀티히트를 해냈던 김현수의 기세는 대구까지 이어졌다. 지난 16일 대구 삼성전에서 김현수는 역전 결승 투런홈런 포함 3타수 2안타에 몸에 맞는 볼 하나로 2타점을 수확했다. 4경기 연속 멀티히트. 두산은 그의 홈런을 앞세워 5-4로 승리하며 선두를 탈환했다.

이 경기가 끝나고 김현수는 "최근 방망이가 맞지 않아 박철우, 장원진 코치님과 연구도 많이 하고 특타도 열심히 했는데 내가 제대로 못해 두 분께 늘 죄송했다. 앞으로 더 잘 하겠다"고 소감을 남겼다. 1회초 병살타까지 제대로 만회하며 팀을 선두에 올려놓아 김현수는 마음의 짐도 조금은 덜었다.
최근 두산의 성적은 김현수의 타격과 궤를 같이하고 있다. 김현수가 좋아지기 시작한 12일에는 패했지만 이후 두산은 3연승으로 선두를 되찾았다. 그 과정에서 김현수는 매 경기 장타를 하나씩 쳐냈다. 특히 14일 잠실 NC전에서는 3타수 3안타 2볼넷 1타점으로 100% 출루에도 성공했다. 한 관중의 개입으로 어쩌면 홈런이 될 수 있던 타구가 2루타가 되는 불운도 있었지만 악재를 이겨낸 활약이었다.
이제 김현수가 완전히 제 위치를 찾아가고 있다고 해도 틀린 말이 아니다. 현재 타율 3할2푼1리로 자신의 통산 타율인 3할1푼7리와 비슷하다. 김현수는 2013년과 2014년 90타점을 올렸는데, 올해도 현재 40타점으로 90타점에 비슷한 페이스를 보이고 있다. 이번 시즌은 144경기로 늘어나 현재 페이스를 유지하면 96타점으로 시즌을 마치게 된다.
볼넷/삼진 비율 역시 마찬가지다. 김현수는 올해 이전까지 1.13의 볼넷/삼진 비율을 보였다. 이번 시즌 현재는 30볼넷 25삼진으로 비율(1.2)이 대동소이하다. 병살타가 8개로 다른 해(2007~2014 평균 10개)에 비해 많은 것이 흠이지만 대신 2루타도 16개로 자신의 한 시즌 최다 기록(34개, 2008년)을 갈아치울 수 있을 만큼 자주 나오고 있다.
타자들은 4~5월에 방망이에 불이 붙거나 극도로 답답한 시기를 보내기도 한다. 그러나 부상이 있거나 30대 중, 후반에 접어들어 노쇠한 경우가 아니라면 대부분은 6월 정도가 됐을 때 평균을 찾아가기 시작한다. 김현수 역시 일시적인 부진이 있었으나 이제는 자신의 본래 모습에 가까워졌다. 유지만 해도 좋을 성적인데 지금은 타격감까지 완전히 되찾아 두산의 선두 수성까지 책임질 기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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