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떻게든 빈틈을 파고들어야 한다”.
16일 수원 NC 다이노스전을 앞두고 kt 더그아웃에 반가운 얼굴이 보였다. 지난 4월 14일 수원 두산전에서 변진수의 공에 맞아 왼쪽 손등 골절상을 당했던 김사연이었다. 김사연은 시즌 초반 팀의 주전 외야 한 자리를 맡고 있었다. 지난해부터 악착같이 준비를 한 만큼 팀에서 거는 기대가 컸다. 하지만 생각지 못한 부상으로 약 두 달간 자리를 비웠다.
이날 경기에 앞서 1군 엔트리에 등록되며 62일 만에 1군에 복귀했다. 김사연 오랜 만에 올라온 소감을 묻자 “너무 오랜 만에 와서 하나도 모르겠다”며 고개를 저었다. 그러면서 “기분은 좋다. 그런데 너무 오래 내 자리를 비운 것 같다”라고 말문을 열었다. 김사연은 일찍이 부상을 당하며 올 시즌 14경기 출전에 불과했다. 성적은 2할3푼3리 3타점 3도루를 기록했다.

그러나 현재의 kt는 시즌 초반과 많은 것이 바뀌었다. 두 번의 트레이드가 성사되면서 6명의 선수가 kt로 둥지를 옮겼다. 여기에 좌완 투수 앤디 시스코의 대체 선수로 1루수 대 블랙을 영입했다. 이 모든 게 김사연이 자리를 비운 사이 일어난 일. 특히 김사연이 이탈한 상황에서 하준호가 주전 외야수로 거듭났다. 현재는 테이블세터로 제 몫을 다 해주고 있다.
김사연도 이를 모를 리 없었다. 그는 “TV로 분위기를 파악하고 있었다”면서 “팀이 단단해졌기 때문에 어떻게 또 빈틈을 파고들어야 한다. 2군에 있으면서 공부도 많이 됐다”라고 말했다. 그나마 다행스러운 점은 김사연의 복귀가 생각보다 빨랐다는 것이다. 당초 8~12주 정도 결장이 예상됐으나 62일 만에 1군에 등록됐다.
김사연은 이에 대해 “젊어서 그런지 빠르게 회복됐다. 그런데 내가 느낄 때는 그 시간이 정말 길었다”라고 말했다. 직접 야구를 할 수 없는 본인으로선 답답할 수밖에 없었다. 지난 2010년 왼쪽 유구골 수술을 한 뒤 가장 크게 다친 경험이었기 때문이다. 부상 회복 후 퓨처스리그 5경기에서도 타율 4할(20타수 8안타) 3홈런 4타점 2도루로 빠르게 컨디션을 찾았다. 김사연은 “첫 경기에선 5타수 무안타였다. 그래도 다음 경기부터 밸런스가 잡히기 시작했다”라고 말했다.
어찌 됐든 빠른 회복으로 팀 전력에 힘을 싣고 있다. 김사연은 펀치력은 물론이고 강한 어깨를 지녀 활용 폭이 넓은 외야 자원이다. 팀 동료들도 김사연의 복귀를 반기고 있다. 그는 “오니까 (이)대형이형이 그동안 응원가를 듣고 싶다고 말해줬다. 반겨주니까 좋았다”고 답했다. 마지막으로 김사연은 “너무 오래 자리를 비운 것 같아 죄송하다. 복귀한 만큼 좋은 모습 보여드리도록 하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물론 전력이 탄탄해진 만큼 한 자리를 차지하는 일은 쉽지 않다. 하지만 올 시즌 1군 무대를 앞두고 누구보다 많은 준비를 했던 김사연이기에 그의 재도약에 관심이 모인다. 다시 뛰는 김사연이 kt 돌풍을 더 거세게 만들지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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