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투타 꼴찌' 롯데, 숲을 봐야할 때
OSEN 이대호 기자
발행 2015.06.17 05: 49

롯데 자이언츠가 혹독한 6월을 보내고 있다. 5월 한때 6연속 위닝시리즈를 달리며 신바람을 냈던 롯데지만 6월 들어서는 2승 10패,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6월 롯데의 세부성적은 좋지 않다. 팀 평균자책점 5.77, 팀 타율 2할1푼6리로 투타 모두 최하위를 기록 중이다. 5월 초반 당했던 6연패와는 또 다르다. 당시 롯데 타선은 나쁘지 않았지만 공수 엇박자가 심했다면 이번에는 출루조차 잘 안되고 있다.
안 그래도 공격을 풀어가는 게 힘든 상황에서 손아섭의 결장은 뼈아프다. 지난달 말 스윙 도중 손목을 다친 손아섭은 출전을 강행했지만 6월에는 사실상 개점휴업 상태였고 현재 1군에서 말소된 상황이다. 이종운 감독은 타순변경과 새로운 얼굴 발굴을 통해 공격 활로를 찾고자 했지만 아직까지 결과는 신통치않다.

마운드 역시 마찬가지다. 이번 달 2승 모두 선발투수의 눈부신 호투가 있었기에 가능했다. 7일 KIA 타이거즈전 4-2 승리는 송승준은 7이닝 무실점 호투, 16일 SK 와이번스전은 조쉬 린드블럼의 9이닝 완봉투 덕분에 1-0으로 이겼다. 그 외에는 선발과 불펜 모두 흔들리는 모습이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은 두 가지가 있다. 하나는 눈앞에 보이는 문제를 하나씩 해결하는 것, 그리고 나머지 하나는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다. 지금 롯데는 전자를 문제해결 방법으로 채택했다. 그런데 이게 생각만큼 쉽지는 않다. 오히려 지금 롯데 상황에서는 언발에 오줌을 누는 격밖에 안 된다.
롯데는 5월 초 연패당시 1루수 품귀현상에 시달렸다. 김대우로 만족하지 못한 롯데는 박종윤을 예정보다 1주일 먼저 올렸다. 발등부상을 완치하지 못하고 1군에 올라온 박종윤은 지금까지 고통에 시달리고 있다. 당연히 100% 경기력을 발휘하는 게 불가능한 상황이지만, 팀 사정을 알기 때문에 통증을 달래며 출전하고 있다.
타순 역시 마찬가지다. 손아섭이 빠지며 타순에 구멍이 생겼고, 최준석까지 타격감이 좋지 않았다. 그래서 잘 치고 있던 황재균을 4번 타자로 넣고, 최준석을 하위타순으로 내렸다. 그리고 짐 아두치에게 3번 타자를 맡겼다. 아직까지는 효과가 안 나타난다. 아두치는 3번으로 가서 거포스윙을 일관하며 타격부진에 시달리고 있으며 황재균 역시 4번타자라는 옷이 안 맞는 느낌이다.
마운드 쪽은 더욱 심각하다. 한창 불펜이 불안할 때 롯데는 잘 던지고 있던 심수창을 선발에서 마무리로 바꿨다. 심수창은 5월 안정적인 모습을 보여줬지만 6월 들어 성적이 좋지 않다. 심수창이 빠지며 생긴 선발 공백은 여전히 채우지 못하고 있는데, 기존 1~3선발한테 그 부담이 전가되고 있다. 선발투수 로테이션 조정으로 롯데는 지난 주 kt 위즈에 3연패를 당하기도 했다.
현재 롯데는 30승 34패, 8위까지 순위가 내려갔다. 단기적으로 쓸 수 있는 방법을 모두 써봤으니 이제는 멀리 봐야할 때다. 아직 전체 시즌의 40%밖에 치르지 않았고, 멀리 본다면 만회할 시간은 충분하다. 나무를 보는 게 아니라 숲을 보는 넓은 시야가 필요하다.
자판기에 동전을 넣으면 바로 물건이 나오지만, 야구는 조치를 취한다고 곧바로 효과가 나오는 종목은 아니다. 때문에 많은 리더들은 팀이 잘 안 풀릴 때 조급한 모습을 보인다. 그러면 오히려 악순환이 거듭될 뿐이다. 지금 롯데는 성적과 리빌딩 사이에서 표류하고 있다. 타자들에게는 공정한 경쟁을, 투수들에게는 믿음을 주는 게 필요한 시점이다. 더군다나 지금 롯데 프런트는 현장간섭을 최소화하고 있다. 이종운 감독이 소신을 펼치기에는 부족할 것 없는 조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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