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kg 정도 빼야 할 것 같다".
지난 4월9일 한화 김성근 감독은 트레이드를 통해 넥센에서 영입한 포수 허도환(31)을 보고는 체중 감량을 예고했다. 김 감독은 "몸이 동글동글하다. 체중을 10kg 정도 빼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그로부터 두 달 이상의 시간이 흐른 6월 중순, 허도환의 몸은 몰라보게 날씬해졌다. 김 감독이 지시한 '10kg 다이어트' 프로젝트에 성공한 것이다.
▲ 다이어트로 찾은 행복

허도환은 "얼마 전까지 9kg 빠졌다. 이후로도 계속 조금씩 체중이 빠지고 있다. 운동량이 많기도 하지만 좋아하는 음식도 적게 먹으며 조절하고 있다"며 "체중을 빼니 플레이에도 영향이 있다. 몸이 가벼워지니 확실히 잘 움직여진다"고 웃어보였다. 김성근 감독도 연일 "허도환이 리드를 잘해준다"고 칭찬일색이다.
올 시즌 넥센에서 설자리가 없었던 허도환은 한화 이적 후 새로운 기회를 잡았다. 한화는 조인성과 정범모가 연달아 부상을 당해 포수 자리가 마땅치 않았고, 허도환이 빈자리를 훌륭하게 메우고 있다. 김성근 감독은 "트레이드를 해오지 않았으면 어쩔 뻔했나"고 말할 정도로 절묘한 시점에서 합류해 팀의 부족함을 메우고 있다. 김성근 감독도 10kg을 감량하며 의지를 보인 허도환을 중용하고 있다.
허도환은 "한화에 와서 재미있게 야구한다. 내가 하고 싶은 야구를 마음껏, 의욕적으로 할 수 있는 분위기가 되어있다"고 말했다. 그는 매일 경기 전후로 김정준 전력분석코치와 함께 A4 용지 한 움큼의 분석 자료를 보며 타자들의 컨디션과 성향을 분석한다. "가끔 보면 깜짝 놀라게 하는 리드를 한다"는 김성근 감독의 평가도 열심히 분석한 결과물이다.
허도환은 "김정준 코치님과 여러 가지로 분석을 많이 하고 있다. 감독님이 생각하신 반대로 리드를 했는데 결과가 좋아 그런 칭찬을 하시는 것 같다"며 "볼 배합에 있어 어느 선수이든 기본적인 틀이 있다. 이전과 다른 방법으로 분석하는 시간 역시 더 많아졌다. 좋을 때는 짧게 하지만 안 될 때는 길게 하는 편이다"고 스스로 달라진 부분을 말했다.
▲ 성실함과 긍정 마인드
또 하나 주목해야 할 것은 투수가 공을 던지기 직전 홈플레이트 몸쪽과 바깥쪽을 잽싸게 옮기는 움직임. 부지런하게 몸을 옮기는 허도환의 모습은 성실함을 보여준다. 이에 대해 허도환은 "감독님께서 주문하신 것이다. 조인성 선배가 먼저 하셨고, 나도 따라하는 것이다. 경기 전 투수들과 호흡을 맞춰 놓기 때문에 타깃이 흔들릴 일 없다. 체력도 문제없다"고 했다.
한화에 와서 매순간 열심히 하는 모습은 보는 이로 하여금 호감을 갖게 만든다. 김성근 감독도 "사구 이후 1루로 달려가는 건 허도환이 제일 빠를 것"이라며 허허 웃었다. 허도환은 "태균이형이나 용규처럼 타율이 높거나 잘 치는 것도 아닌데 몸에 맞으면 '고맙습니다'하고 나가야 한다"며 껄껄 웃어보였다.
16일 대전 SK전에서 타격도 대폭발했다. 이날 2루타 2개와 시즌 첫 홈런까지 차례로 작렬시키며 3안타로 펄펄 날았다. 그는 "9번 타순이기 때문에 1번 용규에게 연결시켜주기 위한 노력을 할 뿐이다. 주자가 있을 때 진루타에 집중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타율은 2할1푼2리이지만 진루타율을 4할7푼6리.
요즘 부쩍 웃는 얼굴이 많아졌다. 그는 "원래 잘 웃는데 여기에 와서 나도 모르게 더 많이 웃고 있다. 대전 터가 좋은 것 같다"며 "심적으로 편하게 야구한다"고 강조했다. 몸은 힘들어도 마음껏 원하는 야구를 할 수 있어 즐겁기만 하다. 김성근 감독도 "허도환이를 보면 성격이 참 좋다"고 말했다. 한화에서 행복을 되찾은 허도환, 그의 미소가 한화를 잔잔하게 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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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곽영래 기자 youngra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