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쎈人] 21시간 만에 그라운드 밟은 김승규, 아쉬움만 가득
OSEN 허종호 기자
발행 2015.06.17 20: 51

설마했던 일이 현실이 됐다. 지난 16일(이하 한국시간) 축구대표팀에서 풀타임을 소화했던 김승규(25, 울산 현대)가 21시간여 만에 경기에 투입됐다. 그러나 기쁨은 없었다. 김승규의 노력에도 결과는 아쉽기만 했다.
국제축구연맹(FIFA)는 선수 보호 규정으로 A매치 풀타임을 소화한 선수는 48시간 이내에 출전하지 않도록 권고하고 있다. 그러나 강제 사항이 아닌 권고 사항인 만큼 구단들은 자신들의 사정에 따라 선수들을 출전 선수 명단에 포함시키는 일이 있다.
17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K리그 클래식 16라운드에서도 그런 일이 일어났다. 울산은 전날 미얀마와 2018 러시아 월드컵 예선에 풀타임을 소화한 김승규와 벤치를 지켰던 임창우를 출전 선수 명단에 포함했다.

울산 윤정환 감독은 "승규와 창우가 대표팀에 소집되기 전부터 전북전에 합류하겠다는 의사를 표현했다"면서 "그래도 경기에 뛰는 건 무리라고 생각한다. 본인들이 원했지만 보호차원에서 출전시키지 않으려고 한다. 벤치에 있는 것 자체가 다른 선수들에게 힘이 될 것이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출전 선수 명단에 포함된 만큼 출전 가능성은 존재했다. 예상하지 못한 부상이 발생할 경우 어쩔 수 없었다. 윤 감독은 "선발로 출전한 골키퍼 이희성이 다치면 어쩔 수 없기 (김승규를) 교체 출전시켜야 한다"고 설명했다.
가능성은 있었지만 골키퍼 부상 교체는 시즌을 통틀어서도 보기 드문 일이었다. 그러나 설마 했던 그 일은 현실이 됐다. 이희성이 이동국의 슈팅을 막으려다가 김치곤의 태클에 머리와 어깨를 다쳐 병원으로 후송된 것. 울산은 어쩔 수 없이 전반 35분 김승규를 투입해야 했다.
김승규로서는 미얀마전이 끝나고 약 21시간 만에 그라운드를 다시 밟은 셈이다. 경기 직후 비행기에 올라 밤사이 한국으로 왔으니 제대로 된 휴식도 취하지 못했다. 그럼에도 김승규는 뛰어난 선방을 펼쳤다. 전반 48분 레오나르도의 전광석화 같은 중거리 슈팅을 쳐내며 골문을 지켰다.
하지만 김승규의 선방쇼도 울산을 구하지 못했다. 후반 들어 경기의 흐름을 잡은 전북의 공세를 막지 못한 김승규는 후반 12분 에두, 후반 32분 이재명에게 연속골을 허용했다. 1-2로 경기를 마친 김승규로서는 아쉬움이 남는 결과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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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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