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4월 초, 롯데 자이언츠 우완 이상화는 드디어 꽃을 피우는가 싶었다. 2007년 1차지명 출신인 이상화는 제구력과 경기 운영능력을 갖춘 특급 유망주였지만 프로에서는 부상에 발목이 잡혔다. 선발로 꾸준히 기회는 받았지만 인상적인 모습을 보여주지 못하길 여러 번, 구단에서도 시즌 초까지만 하더라도 큰 기대는 하지 않았다.
5선발 경쟁을 벌이던 이상화는 선발투수로 낙점이 된 이후 4월 무서운 활약을 펼쳤다. 첫 4경기에서 2승 1패 평균자책점 2.74를 기록했고, 볼넷과 탈삼진 등 세부지표도 크게 나쁘지 않았다. 긴 기다림 끝에 롯데가 이상화라는 꽃이 피는 걸 보는가 싶었다.
그렇지만 이후 이상화의 성적은 추락했다. 선발 5경기 5패, 무려 5연패를 당했다. 이 기간동안 선발 5경기에서 단 16⅔이닝만을 소화했고, 평균자책점 13.50으로 부진했다. 한 차례 1군에서 말소돼 정비하는 시간을 가졌지만 큰 효과를 보지 못했다. 그렇게 이상화는 올 시즌도 가능성만 보여준 채 마치나 싶었다.

그런 의미에서 이상화의 17일 목동 넥센 히어로즈전 역투는 기대 이상이었다. 이상화는 넥센 강타선을 6⅔이닝 4피안타 3볼넷 2탈삼진 무실점으로 틀어막고 시즌 3승 째를 따냈다. 마지막 승리를 거뒀던 4월 22일 광주 KIA 타이거즈전(6⅔이닝 2실점) 이후 첫 승리다. 더불어 이상화는 데뷔 후 가장 긴 이닝을 소화하며 무실점 경기를 펼쳤다.
타자들도 선발 전원안타로 이상화의 어깨를 가볍게 해줬다. 롯데는 장단 17안타를 퍼부으며 8점을 뽑았다. 덕분에 이상화는 승리투수가 되어 최근 좋지 않은 흐름을 끊는 데 성공했다. 이제 남은 건 활약을 이어가는 것이다. 4,5선발이 여전히 고민인 롯데에 이상화의 호투는 큰 도움이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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