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삼성-두산전이 열리기 전 대구구장. 김태형 두산 감독은 외국인 타자 데이빈슨 로메로에 대한 칭찬일색이었다. 로메로는 전날 경기에서 2-1로 앞선 4회 1사 주자없는 가운데 삼성 선발 윤성환의 1구째를 공략해 가운데 담장을 넘기는 솔로 아치를 터뜨렸다. 비거리는 125m. 7일 넥센전에 이어 국내 무대 3번째 홈런이었다.
"홈런을 치자마자 막 뛰더라. 누가 로메로에게 베이스 러닝 제대로 안 하면 혼난다고 그랬는지 열심히 뛰더라". 김태형 감독은 흐뭇한 미소를 지으며 이렇게 말했다. 공격 뿐만 아니라 수비에서도 그의 활약은 돋보였다. 이날 3루수로 선발 출장한 로메로는 두 차례 호수비를 선보이며 상대의 공격 흐름을 차단했다.
김태형 감독은 "생각보다 수비를 잘한다. 어제도 김상수 타구를 다이빙 캐치로 막은 것 뿐만 아니라 박해민의 타구를 잡아 홈으로 던진 건 정말 컸다"고 만족감을 드러냈다. 김태형 감독은 상황에 따라 1루와 3루를 번갈아 투입할 계획. 실력 뿐만 아니라 인성도 합격점. 김태형 감독은 "감정 변화가 거의 없다. 기분이 좋은건지 나쁜건지 모를 정도"라고 엄지를 세웠다.

김태형 감독의 진심이 전해진 것일까. 로메로는 이날 경기에서도 만점 활약을 펼쳤다. 로메로는 4번 3루수로 선발 출장해 7회 결승타를 터뜨리는 등 5타수 2안타 2타점으로 맹활약을 펼쳤다.
4-4로 맞선 두산의 7회초 공격. 로메로는 2사 2루서 안지만의 2구째를 공략해 좌익선상에 떨어지는 2루타로 연결시켰다. 2루 주자 정수빈은 홈까지 파고 들었다. 두산은 8회 오재원의 솔로 아치로 1점 더 달아났다. 그리고 로메로는 9회 우익선상에 떨어지는 1타점 2루타를 날렸다.
두산은 9회 최형우에게 끝내기 홈런을 허용하며 7-8로 패했다. 그렇지만 로메로의 활약 만큼은 승리 못지 않게 반가운 소식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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